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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사고 가슴 쓸어내린 울릉군 “여객선 운항땐 훈련 금지를”

중앙일보

입력

울릉군과 울릉군의회 관계자들이 울릉항로에서 발생한 포탄사고에 강력 반발해 7일 울릉군민회관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울릉군

울릉군과 울릉군의회 관계자들이 울릉항로에서 발생한 포탄사고에 강력 반발해 7일 울릉군민회관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울릉군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울릉도 인근 해역 포탄 오발사고’와 관련해 울릉군과 울릉군의회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울릉군은 여객선이 운항 중일 때는 사격 훈련을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2시30분쯤 경북 울릉에서 포항으로 운항하던 여객선 주변에 포탄(시험탄) 여러 발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릉 사동항에서 포항여객터미널 방향 남서쪽 24㎞ 해상에서 태성해운 소속 우리누리1호(534t·정원 449명) 주변에 포탄이 떨어졌다. 앞·뒤로 2발, 주변 2발 등 4발로 파악됐다.

이 사고는 현대중공업이 해군 호위함인 동해함을 시운전하던 중 포탄 발사 평가를 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군함 시운전을 한 현대중공업과 해군 등은 “적법 절차에 따라 시운전과 시험 사격을 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당시 우리누리1호와 뒤따르던 썬라이즈호 등 민간 여객선 2척은 군함 해상 사격에 대한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울릉군과 울릉군의회는 성명에서 “해군 동해함 시운전 중 발생한 포탄 오발사고는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운항 중이던 여객선 2척에 타고 있던 승객 319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정기 여객선이 운항하는 해상임에도 면밀한 확인 없이 포탄을 발사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로써, 울릉군민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 한 조선소가 동해에서 함정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시험 발사한 포탄(시험탄)이 경북 울릉에서 포항으로 운항하던 여객선 주변에 떨어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사진은 우리누리호. 연합뉴스

울산 한 조선소가 동해에서 함정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시험 발사한 포탄(시험탄)이 경북 울릉에서 포항으로 운항하던 여객선 주변에 떨어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사진은 우리누리호. 연합뉴스

또 “해군·현대중공업 등 관계 당국은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은 뒷전이고 책임 소재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며 “정확하고 신속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여객선 운항시간대에 운항구역의 사격훈련 금지, 울릉도 해상 20마일 이내는 어업인의 안전을 위해 사격훈련 금지, 사격 훈련구역 이전 등을 요구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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