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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이 시동 건 전면 등교…교육부 “다른 지역 확대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병설유치원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예방 발열체크를 하기 위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병설유치원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예방 발열체크를 하기 위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지역 학교들이 7일부터 전면 등교를 시작하면서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는 확진자 수 안정,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의 조건이 갖춰지면 전면 등교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일부터 전남지역 모든 초·중·고교 822곳, 학생 20만 3000명이 전면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세종시와 대구시도 올 초부터 전면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하루 확진자 수는 500~700명을 오가며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최근 2학기부터 전면 등교 방침을 굳혔는데, 전남이 한 발 앞서 시동을 건 모양새다.

전남, 적은 확진자 수에 조기 전면 등교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지난 3일 전남도청에서 전남지역 학생 전면 등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전남도교육청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지난 3일 전남도청에서 전남지역 학생 전면 등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전남도교육청

전남이 빠르게 등교 정상화를 시도하고 나선 것은 지역 내 감염자가 적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6일 자정 기준 전남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명으로 세종·전북(0명)·광주(2명)·울산(7명) 등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이후 도내 학생과 교직원 약 24만명 중 확진자는 61명에 그쳤다.

반면 현 방역당국의 백신접종 계획상 접종률은 전국 1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일 자정 기준 전남의 백신 접종 대상자 대비 접종 완료율은 25.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대상자 58만7030명 가운데 15만869명이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1차 접종률은 71.2%에 달한다. 전체 인구 대비로 따지면 전국 접종률은 14.5%(1차)인데, 전남은 22.7%(1차), 8.2%(완료) 수준이다.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면서 등교 수업 비중도 높아졌다.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전남 지역 학교 가운데 이미 88%(725개교)가 등교 수업을 하고 있다. 전남은 경북·경남 등과 함께 등교·사적 모임 등에 적용하는 방역 수칙을 완화한 자체 거리두기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전면 등교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일부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에 전면 등교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교육부가 예고한 2학기보다 전면 등교 시점이 빠른 지역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 전면 등교 의사 밝혀 

지역규모별 기초학력미달 비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지역규모별 기초학력미달 비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지역별로 등교 수업을 확대하는 데 대해 교육부도 긍정적이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등교 수업을 늘려서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확진자 수가 안정되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진다면 다른 지역으로도 전면 등교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등교 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주로 비수도권 지역이다. 수도권보다 확진자 발생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하루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556명 가운데 수도권 주민이 362명으로 65.1%를 차지했다. 감염 상황이 나아지면서 울산·제주를 제외한 비수도권은 거리두기를 1~1.5단계로 낮춘 상황이다.

대도시보다 심각한 학습 능력 저하 문제도 비수도권의 등교 요구를 키우고 있다. 지난 2일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학업성취도 결과에 따르면 대도시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년 사이에 0.9%p 증가했다. 반면 읍면지역 학생의 미달 비율은 2019년 15.2%에서 지난해 18.5%로 3.3%p나 늘었다.

관건은 백신 접종…교사·학생 접종은 아직

지난 4월 13일 한 교육 종사자가 서울 동작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동작구 제공]

지난 4월 13일 한 교육 종사자가 서울 동작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동작구 제공]

조기 전면 등교의 또 다른 변수는 백신 접종이다. 교육부는 등교 확대의 중요한 조건으로 백신 접종 확대를 꼽고 있다.

접종률은 비수도권이 대체로 높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일 현재 전남에 이어 광주(22.4%), 전북(21.9%)이 접종 완료율(대상자 대비)이 높다. 이외에 대상자중 접종을 완전히 마친 비율이 20%를 넘은 지역은 ▶경북(20.5%) ▶경남(20.4%) ▶충북(20.4%) ▶충남(20.4%) ▶대전(20.2%) ▶세종(20.2%)으로 모두 비수도권이다.

강북구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일 서울 강북구 강북구민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강북구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일 서울 강북구 강북구민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높은 접종률을 근거로 전면 등교를 서두르는 데 대해 우려도 제기된다. 전남·전북·경북 등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접종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학교 방역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접종을 시작한 특수·보건교사의 접종률은 여전히 67.5%에 그친다. 고3 등 학생 대상 접종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교내 방역을 강화하면서 2학기 전면 등교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진용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장은 "일부 지역에서 전면 등교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과대·과밀학교는 등교가 제한돼 있다"며 "감염 우려가 큰 학교·지역에 맞는 방역 대책을 마련해 전면 등교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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