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등한 사회주의의 낙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소비 생활에 관한한 낙원은 아닌것 같다.』는 것이 평양을 찾는 외부 인사들이 전하는 소감이다.
북한의 가격 체계는 『쌀은 사회주의다』 는 구호에서처럼 쌀의 가격 결정방식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생산가 반영 원칙대신 사회주의적 이념에 따라 생산 분배가 이루어지는 북한에서 쌀의 의미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수 있다.
북한 국가 가격제정 위원회의 전형기 처장은 최근 추곡 수매와 관련한 북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민으로부터 쌀을 kg당 42전에 구매, 이를 가공해 65전 상당의 정미를 8전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쌀이외의 다른 곡물은 kg당 평균 6전에 배급된다.
이에따라 주식비가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지만 대신 배급량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초과 수요에 의한 쌀의 암거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농민들은 필요에 따라 수단껏 쌀을 「농민시장」에 내다 팔아 공정가의 5∼10배 비싼 값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공식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쌀의 암시장에 전문 브로커까지 등장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양곡을 제외한 잡화·의류·식료 가공품·공산품 등은 백화점·직매장· 협동 상점등에서 구매한다.
이들의 가격은 쌀에 비해 훨씬 높다. 예를 들어 세수비누 1개에 1원2O전, 양말(나일론) 1족에 7원 50전, 수건 1장에 1원 20전, Y셔츠 1착에 25원, 양산 1개에 25∼30원 등이다.
한달 주식 배급량 80kg에 따른 5인 가족 기준 주식비가 5원 28전 인것에 비교하면 이들 상품가격은 공급 물량이나 품질을 가리기 이전에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임을 알수있다.
게다가 공급부족 현상으로 「구매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저축해 모은 돈으로 구입하려 해도 여의치못하다.
한 외신기자는▲자전거 1대의 값이 평균 노동자의 한달 봉급인 1백 75원이고▲소형 냉장고는 3백 50원▲북한제 흑백 TV는 6백 20원▲백제 컬러 TV는 1천 4백원이라고 전한다.
북한은 생산가를 밑도는 생필품 가격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 보조금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와관련, 전 처장은『특히 공업원료로 이용되는 농산물은 국가가 높은 가격으로 사서 싸게 파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볼때 결국 북한은 소련· 동구등 사회주의권에서 진행시켜온 가격 구조의 개혁 정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하겠다.
<안희창기자>안희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