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mRNA 백신원료 설비 증설···"모더나와 무관"

인천광역시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설을 추진한다. 메신저리보핵산(mRNA·전령RNA) 백신의 원료의약품(DS·Drug Substance)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 설비가 코로나19 백신 DS 설비와 유관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는 “인천 송도신도시 공장에 mRNA 백신 DS 생산 설비를 추가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cGMP)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증설 배경에 대해 삼바 측은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증설도 이를 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삼바는 현재 단일 클론 방식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GSK가 개발한 항체치료제를 송도 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이다.

그런데 이번 증설을 통해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삼바 관계자는 “바이러스를 직접 체내에 주입하지 않는 mRNA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안전하고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DS 생산부터 무균충전·라벨링·포장뿐만 아니라 저온 유통(cold chain)과 저장까지 종합 mRNA 백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 DS 생산 공정과는 무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이번 증설은 모더나 백신의 DS 생산 공정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2일 삼바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백신 CMO 공정은 크게 DS 생산 공정과 완제의약품(DP·Drug Product) 생산 공정으로 구분하는데, 당시 두 회사의 계약은 DP 공정이었다. 다른 곳에서 생산한 백신을 바이알(vial·보관용 유리용기)에 넣어 상품으로 제조하는 최종 마감 단계를 맡는다는 의미다.

다만 추후 삼바가 모더나 백신의 DS 공정까지 수주할 경우 이번 증설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바 측은 “고객사 관련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증설과 관련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해서 평가하고 있다”며 “생산능력을 확장해 빠르게 새로운 mRNA 백신·치료제를 출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