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PGA 선수 펑샨산 힘 들어서 2600만원 걸린 3-4위전 포기

중앙일보

입력

펑샨샨. [AFP=연합뉴스]

펑샨샨. [AFP=연합뉴스]

알리 유윙(미국)이 3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릭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소피아 포포프(독일)를 꺾고 우승했다. 그런데 우승자가 나온 결승 보다 열리지 않은 3-4위전이 더 화제였다.
펑샨샨(중국)이 3-4위 전을 포기하고 에리야 주타누간(태국)에게 양보했기 때문이다. 3위 상금은 10만2942달러이고, 4위 상금은 7만9633달러다. 상금 차이는 2만3308달러(약 2600만원)다.
매치 플레이 일정은 빡빡했다. 5일간 경기하며 4강에 든 선수는 7개 매치를 치러야 한다. 매치가 18홀 이전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연장전을 치를 때도 있다. 펑샨샨은 30일 오전 열린 16강전에서 22홀을 했고 오후 8강전에서는 지은희를 상대로 19홀 경기했다.
펑샨샨은 “엄청 더웠다. 내 신발이 이렇게 땀으로 흥건한 적이 없었다. 코스가 오르막 내리막에 옆 경사 등으로 걷기 힘들고 날은 더웠다. 결승에 올라갔다면 경기를 했겠지만 4강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다음 주 US오픈을 위해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8홀을 더 경기하면 아마 코스에 쓰러질 것이고 나이도 많은(32세) 나 자신을 그런 상황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펑샨샨의 체력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00년대 초 펑샨샨은 한국의 HSMG라는 에이전트사가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펑샨샨에게 투자했다. 코오롱에서 만든 골프의류 엘로드의 후원을 받았다. 당시 HSMG 관계자는 “체계적으로 운동을 시키려고 전담 트레이너를 고용했는데 펑샨샨이 ‘운동은 너무나 하기 싫다.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전했다.
LPGA 투어의 한 한국 선수는 “경기 후 펑샨샨이 연습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경기 전에도 30분 남짓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LPGA 관계자들에 따르면 펑샨샨은 대회가 없는 주에는 거의 연습을 안 하고 대회를 앞두고 레인지에서 잠깐 샷을 점검한다.
체력훈련을 거의 하지 않아 4라운드에 약한 경향이 있다. 2017년 여름 열린 US여자오픈에서 박성현·최혜진 등과 겨루다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로 역전패했다. 우승 대부분이 시원한 봄 가을에 열린 대회였다.
펑샨샨은 지난 4월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화제가 됐다. 펑샨샨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16개월 만에 대회에 참가했는데 “투어에서 떠나 있는 동안 클럽을 잡지도 않았다”고 말해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