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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올해는 로켓이 승리 배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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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두산 선발 로켓.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두산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는다. [연합뉴스]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두산 선발 로켓.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두산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는다. [연합뉴스]

올해도 걱정 없다. 워커 로켓(27·미국)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삼성전 7이닝 4K 1실점 5승째 #10경기 나와 9경기서 1실점 이하 #알칸타라·플렉센 공백 전혀 없어 #공은 빠르지만 땅볼 유도로 처리

두산은 외국인 투수 농사를 잘 지었다.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지난해에도 라울 알칸타라가 20승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는 크리스 플렉센이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 뒤 알칸타라는 일본 한신 타이거스로, 플렉센은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로 각각 떠났다. 두산 투수진에 공백이 생기나 했다. 올해도 1선발 걱정이 없다. 플렉센과 뉴욕 메츠에서 함께 뛰었던 로켓이 에이스 역할을 한다. 올해 10경기에서 5승 3패(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1.91(1위, 31일 현재)이다. 어린이날 LG 트윈스전(6이닝 5실점)을 빼고는 전 경기를 1실점 이하로 막았다.

로켓(Lockett)은 ‘로켓(rocket)’처럼 빠른 공을 던진다. 패스트볼 평균 속도가 시속 148.1㎞(스탯티즈 기준)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 애런 브룩스(KIA 타이거즈)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큰 키(1m 96㎝)에서 내리꽂기 때문에 타자는 더욱 때려내기 힘들다.

로켓이 데스파이네나 브룩스와 다른 점은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라는 거다. 직선에 가깝게 날아가는 포심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는 대신, 무빙 패스트볼로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유형이다. 탈삼진 순위(46개)는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

MLB에서는 직구 구속이 평균 이하였던 로켓은 지난해 변화를 시도했다. 포심 패스트볼을 줄이고, 살짝 가라앉는 투심 패스트볼과 우타자 몸쪽으로 살짝 꺾이는 컷 패스트볼 비율을 높였다. 사실 로켓은 제구가 좋은 편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볼넷을 피하려고 가운데로 던지다가 장타를 허용하곤 했다. KBO리그에는 MLB 수준의 파워 타자가 많지 않다.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로 던져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

투심을 활용해 만들어낸 땅볼 타구는 두산 야수진이 척척 아웃 카운트로 연결한다. 로켓은 “두산 야수들은 실력이 굉장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로켓은 또 타자가 패스트볼 계열을 노릴 때면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다.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로켓은 자신의 무기를 마음껏 활용했다. 2회 2루수 강승호가 땅볼을 놓치는 실수가 나와 2사 1·2루에 몰렸으나, 1루 땅볼을 유도해 위기를 벗어났다. 21개의 아웃 카운트 중 절반이 넘는 11개를 땅볼로 잡았다. 두산은 로켓이 7이닝 3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한 가운데, 양석환과 김인태의 홈런까지 묶어 4-2로 승리했다.

LG는 키움 히어로즈를 8-2로 이겼다. LG 앤드류 수아레즈가 7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수아레즈는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와 함께 다승 공동 1위(6승)가 됐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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