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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사상 최대 성장 기록한 중국이 만난 의외의 골칫거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 홀로 성장' 중인 중국이 의외의 골칫거리를 마주쳤다.

원자재 가격이 예상외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중국 소규모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중국 소규모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 팬데믹을 어느 정도 통제하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데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다른 지역에서도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원자재 강국인 호주와 중국이 겪고 있는 정치적 갈등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 됐다.

◇ 원자재 가격 상승에 위기 맞은 중국 중소업체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성장률(18.3%)을 기록하며 기세가 등등했던 중국 정부는 당황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위기를 맞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대기업들은 이를 소화가 여유가 있어 이익이 증가했지만, 중소 규모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장쑤성에서 스테인리스강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지난해 수요가 늘며 새로운 장비에 투자하기도 했는데, 원자재 가격이 전염병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올라 불안하다"고 SCMP와의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중국 경제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 경제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사진 셔터스톡]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분야는 가전산업이다.

원자재가 제품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분기에 수많은 가전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한 이유다. 그럼에도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여러 원자재 중에서도 철광석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을 정도로 급등했단 점이 문제다.

중국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여러 인프라 프로젝트에 철광석이 필수 원자재라서다. 가전제품, 자동차 및 여러 기계에 두루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구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구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 '경제성장률 6%' 중국 목표, 이룰 수 있을까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경제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해서다.

세계은행은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상승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금속은 30%, 농산물 가격은 14%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측은 "전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빨리 회복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신흥국들은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단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제철공장.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제철공장. [사진 셔터스톡]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경제성장률은 약 6%. 그러나 이조차 달성하기 힘들 수 있단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특히 '가성비'를 전략으로 내세우는 가전업체들은 위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말들이 팽배하다.

상황이 좋지 않자 중국 정부가 재빨리 나섰다.

리커창 총리는 긴급회의를 열어 원자재 공급을 늘리고 투기 행위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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