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라면·떡볶이. 우리 밥상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한국 식품이 지난해 수출에서도 큰 선전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간편식과 건강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식품 수출도 덩달아 늘었다.
K-푸드 수출 사상 최고
한국 식품 수출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식품 수출액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절대 수출액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한국 전체 총 수출액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한국 식품은 지난해가 아니더라도 한류 인기와 함께 매년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한국 식품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지난해 두 자릿수 수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1~4월에도 전년 대비 한국 식품 수출액이 18.3%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집콕족'이 찾은 라면
지난해 주요 한국 식품 수출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히 대표 수출품인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지난해(6억4000만달러) 29.2% 증가하며 사상 처음 6억달러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주목받은 덕분이다.
실제 라면과 같은 간편식인 포장만두(46.2%)·즉석밥(53.3%)도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수출이 늘었다. 특히 이들 품목은 모두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 상반기에 판매 실적이 급상승했다.
건강식 김치, 한류 열풍 떡볶이도↑
역시 대표 상품인 김치도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37.6% 증가한 1억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액이다.
김치는 특히 코로나19로 건강식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도 늘었다. 실제 세계김치연구소는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과 공동연구에서 배추·고추·마늘 등 김치 재료가 인체 내 항산화 시스템을 조절해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역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발효식품 고추장(35.2%)과 된장(29.1%)·간장(5.6%)도 큰 폭 수출 상승세를 보였다.
BTS가 떡볶이 먹는 장면이 알려지면서 떡볶이 수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떡볶이는 K팝 그룹인 BTS가 소개하면서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 떡볶이 수출액은 전년 대비 56.7% 상승했는데, 올해 1~4월 수출도 50.5% 증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떡볶이뿐 아니라 떡볶이 소스·불고기 소스·불닭 소스 같은 소스류도 먹방 등에서 소개하면서 전년 대비 33.6% 수출 증가를 이뤘다.
일본·중국 누르고 미국 수출 1위
한국 식품 주요 수출국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한국 식품 수출 상승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 시장에서 선전이다. 원래 2018~2019년 한국 식품 최대 수출국은 일본, 그다음은 중국이었다. 두 국가 모두 한국과 식습관이 비슷해 한국 식품을 받아들이는 데도 거부감이 덜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이례적으로 식문화가 다른 미국이 한국 식품 수출 1위 국가로 올라섰다. 특히 라면(53.6%)·떡볶이(95.2%)·즉석밥(77.3%) 등 다양한 한국 식품이 전년 대비 높은 수출 증가율 보였다.
관세청은 “한국 식품 수출액이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전년 대비 늘어나 한국의 맛이 세계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