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브루셀라 확산, 축산농가 이중고

중앙일보

입력

전남 나주지역에서 소 브루셀라 병이 크게 늘면서 도살처분 가축의 처리 장소 확보난 등 축산당국과 농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25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소 브루셀라 병에 감염돼 도살처분된 소는 410마리로 농가수도 70가구에 이르고 있다.

이미 소 브루셀라 양성판정을 받아 도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소(한우)도36 농가에 140여 마리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소 브루셀라 병에 감염돼 도살처분 된 631마리에 근접하는 것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1천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 소와 농장이 늘면서 도살처분된 가축 매몰 장소 확보에 행정기관과 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의 경우 체구가 커 넓은 면적 확보가 여의치 않는데다 냄새와 침출수등을 우려하는 부근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지난 18일에는 나주시 이창동 주민 30여 명이 마을 인근에 소를 묻어 지하수 오염과 다른 축산농가 전염 등이 우려된다며 시에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또 최근 계속된 장맛비로 매몰 작업이 지연되고 장소 확보난까지 겹쳐 이미 양성판정을 받은 소가 100마리 이상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등 전염병 감염 우려가 높다.

나주지역은 2천100여 농가가 전남도내 사육두수 25%에 달하는 3만 7천여 마리의 소를 사육하는 등 대표적 축산지역이다.

소 사육농가 신모(45.나주시 왕곡면)씨는 "폐사된 소를 보상해준다 하더라도 적정 출하시기도 놓쳐 소득차질이 불가피하고 묻을 장소 확보도 힘들어 이래저래 어렵다"고 말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도살 처분 가축 처리 기준에 따라 묻기 때문에 주변 농경지와 지하수 오염 등의 우려가 없다"며 "제2의 전염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만큼 주변 주민들이 이해를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 브루셀라 병은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으로 감염될 경우 사산과 유산, 불임 등을 유발하는 제2종 가축 전염병이다.

(나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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