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싱인 줄 알았던 정용진 문자, 승리로 답장한 SSG 오원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인천 LG전에서 역투하는 SSG 오원석. [뉴스1]

23일 인천 LG전에서 역투하는 SSG 오원석. [뉴스1]

"누군가 사칭한다고 생각했어요." 구단주에게 온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은 2년차 투수 오원석(20·SSG 랜더스)이 프로 첫 선발승으로 보답했다.

고졸 2년차 좌완 오원석은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했다. SSG는 8-0으로 이겼고, 오원석은 프로 첫 선발승을 거뒀다.

경기 뒤 오원석은 전날인 받은 메시지에 대한 사연을 소개했다. 구단주인 정용진 SSG 부회장 이 보낸 메시지였다. 오원석은 "'정용진입니다. 상대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를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공을 던지면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구단주님이 아니라 사칭한다고 생각해서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SSG 투수 오원석

SSG 투수 오원석

경기 당일인 23일에야 오원석은 진짜 구단주의 메시지임을 알았다. 오원석은 "추신수 선배가 구단주와 메시지라고 얘기를 해주셔서 그때 알았다. 놀라서 바로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믿음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 선수가 구단주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오원석에게 '격려를 해달라'고 전해줬다"고 귀띔했다. 오원석은 "구단주님의 믿음에 보답해 기쁘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원석은 올해 5선발 경쟁을 펼치다가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최근 선발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가 여섯 번째 선발 등판이었고 드디어 올해 첫 승리까지 챙겼다. 오원석은 "첫 승(4월 15일 NC 다이노스전,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했지만, 선발 첫 승이 또 다르다. 기분이 좋다"고 했다. 아티 르위키가 복귀하면 다시 중간 계투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는 덤덤하게 "어느 보직이든 상관없다. 5선발 경쟁을 하다 밀렸을 때도 개막 엔트리에 들어 좋았다. 던질 수만 있으면 좋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