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출사표, 경험부족 지적에 "그럼 尹영입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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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당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불가역적'으로 보수를 혁신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념 논쟁과 지역구도로 우리가 확장할 수 있는 지지층은 없다"며 "미래 세대를 향해 우리가 바뀌어 나아가는 것이 (정권 교체의)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청년 세대로부터 외면당해온 이유를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경종을 울릴 용기가 없었던 비겁자들이기에 벌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7일 열린 재보궐선거에서국민의힘이 승리한 이유에 대해선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라고 봤다. 젊은 세대의 지지를 계속 이어가려면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제 정치권은 매번 젊은이들이 쓰는 유행어를 따라 쓰는 수준을 지나 그들의 이슈를 세밀하게 공부하고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위한 과제로 ▲불평등 ▲젠더 갈등 ▲입시 공정 문제 등을 꼽았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젠더 이슈와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학습이 부족한 상태로 어설픈 양비론과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마음으로 이 이슈에 의견을 내는 인사들이 젊은 세대의 강한 배척과 조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주 의원이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인 지난 17일 희생자를 추모하고 "여성과 연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을 비판한 말이다.

약 12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 전 최고위원은 발언이 끝난 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외부 인사의 영입'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 당 주자들의 기득권이 없는 상태에서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원내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 전 최고위원은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을 언급하며 "원내 경험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 정치 경험이 없는 대권 주자를 어떻게 영입할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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