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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반도체·배터리 투자 앞세워 백신 확보 나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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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 오후(한국시간 22일 새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면 회담이다.

오늘 방미, 21일 한·미 정상회담 #바이든 취임 후 두 번째 초청 정상 #청와대, 대북정책 공동메시지 기대 #미, 쿼드에 한국 참여 요청할 수도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1일 오전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한 뒤 그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며 “회담 직후에는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미 정상회담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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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된 공식 실무회담이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양자회담을 위한 방미는 네 번째다. 다자회의 등을 계기로 한 회담을 포함하면 열 번째 회담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 정상을 초청해 대면 회담을 한 건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이후 두 번째다.

정상회담은 통상 단독회담에 이어 안보 분야로 참석자를 넓힌 소인수(少人數) 회담, 전체 의제가 논의되는 확대 회담의 순서로 진행돼 왔다. 다만 이번엔 코로나19 방역이 변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일정이 긴박하게 짜여 있고, 협의 사안이 많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부 회담은 오찬을 겸해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스가 총리 때는 오찬회담 대신 햄버거를 놓고 20분간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대체했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코로나 백신, 반도체 협력,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협의체) 참여 등이 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 예상 의제

한·미 정상회담 예상 의제

청와대는 특히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기초한 공동 대북 메시지 발표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양국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미 미국은 북한과 접촉해 (대북정책의) 내용을 알려준 사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미 ‘북·미 양자대화를 추진하고, 북한이 의미 있는 조처를 하는 경우 상응 조치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핵심 의제는 코로나 백신 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번 회담을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혀왔다.

반도체·배터리 협력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외교가에선 “문 대통령이 백신 협력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로 한국 기업의 반도체·배터리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면서 백신 협력을 끌어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이번 방미에는 삼성·SK·LG그룹 등의 백신·반도체·배터리 부문 경영진이 동행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숙 여사는 동행 안 해=이번 정상회담에 김정숙 여사는 가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철저한 방역 조치를 요구하면서 방미단 규모도 제한했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진이 최소 인원으로 축소됐고,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방미 수행단에서 빠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가 순방에서 빠진 이유는 미국이 요청한 방역 조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편을 잡고 있는 ‘투잡’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가 외빈 접견 등에 나서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가 총리 방미단에도 스가 마리코 여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3일 저녁 귀국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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