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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방미 전날…송영길 "美 민주주의는 2등급" 노골적 비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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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41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뉴스1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41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미국 민주주의는 2등급”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광주 5ㆍ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광주민주포럼 기조발제에서 미국 하원이 지난달 15일 ‘대북전단살포금지법’(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를 연 데 대해 “상당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집권 여당 대표의 이런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에 나왔다.

"美 하원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 월권" 비판

대북전단금지법은 송 대표가 국회 외통위원장 재직시 대표발의한 법이다. 송 대표는 “김정은ㆍ김여정 나체를 합성한 조악한 전단을 뿌려놓고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는 건 지나친 게 아닌가”라며 “휴전 협정으로 법률적으로 전쟁 상태인 나라에서 심리전의 일종이 될 수 있는, 상대 진영을 모욕하는 전단 배포 행위를 공개적으로 방지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하원이 청문회를 연 건 “상당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미국 당신들은, 선동의 문제가 있다며 현직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도 폐지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할 경우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일관된 판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계정을 폐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대북전단 역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게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송 대표는 이어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2020년 민주주의 지수를 인용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았고, 미국과 프랑스는 ‘흠결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2등급으로 판정받았다”고 말했다. 미 하원의 대북전단 청문회에 대해서도 “미국도 관심 갖지 않는 청문회에 우리나라 보수언론만 관심을 갖는다. 해프닝으로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과거에도 미국을 향해 노골적인 비판을 한 적이 있고, 그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월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북한 개별관광 추진 구상 등에 견제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자기(미국)들은 5000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대해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는 말도 했다. 당시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도 “한·미 동맹이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며 동일한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동맹이다. 한·미 동맹에 비판 목소리 내는 것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보수언론의 편협된 시각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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