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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의류시장 세계 1위 한국, 폭풍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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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영캐주얼 브랜드 SJYP 골프라인 컬렉션.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영캐주얼 브랜드 SJYP 골프라인 컬렉션.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지난달 ‘아웃 오브 바운즈(Out of Bounds)’, 즉 OB라는 골프 의류 브랜드가 첫선을 보였다. 업체 측은 “‘한계를 넘어 경계를 허물다’라는 슬로건 아래, 골퍼가 가장 기피하는 OB에 대한 두려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고 소개했다.

국내 자본의 테일러메이드 인수 #매출의 2%인 의류 비중 올릴 듯 #샤넬·루이뷔통 골프 진출 소문도

웃음으로 승화시킬 사람도 있겠지만, 골퍼에게 OB는 피하고 싶은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골프 의류 업계이다 보니 골퍼의 터부까지 건드리는 독특한 이름으로 소비자 눈길을 잡고 싶은 것이다.

한국은 골프 의류 시장 규모 세계 1위다. 용품 시장 규모가 한국의 7배인 미국보다도 크다. 여성과 젊은 층 사이에서 부는 골프 붐을 타고 더 성장했다. ‘롯데 백화점은 올해 전체 매출에서 골프웨어의 비중이 2.8%로 전년보다 0.5% 포인트 늘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역시 올 1분기 골프웨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82.9%, 92.5% 성장했다’는 한 경제지 보도도 있었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로 매출이 적었던 점을 고려해도 20~30%는 성장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경쟁은 뜨겁다. 업계 관계자가 “자고 일어나면 브랜드가 하나 생기는 것 같다”고 얘기할 정도다. 한국에서 골프 용품사는 무조건 골프 의류를 하는 분위기인데다 일반 패션브랜드의 진출도 끝이 없다.

캘러웨이의 매장. [사진 캘러웨이]

캘러웨이의 매장. [사진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와 PXG의 위상은 굳건하다. 마크앤로나, 보그너, 제이린드버그, 데상트 등도 인기가 꾸준하다. 캘러웨이는 라이선스를 회수해 7월부터 직접 제작한 신제품을 내놓는다. 이 회사 원지현 마케팅팀장은 “이전보다 세련되면서도 라이프스타일이 접목된 스타일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규 브랜드 약진도 두드러진다. 미국 브랜드 지포어는 백화점 한 곳 월 매출이 5억원을 찍었다고 한다. 한섬 창업자인 정재봉 사우스케이프 회장이 낸 골프웨어 브랜드인 사우스케이프도 강남에서 핫하다. 랄프 로렌과 폴로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골프웨어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드앵글은 미국 명품 퍼터 브랜드인 피레티의 상표권을 사서 고급 의류를 낸다.

아웃오브바운즈(OB) 의류. [사진 아웃오브바운즈]

아웃오브바운즈(OB) 의류. [사진 아웃오브바운즈]

여기에 초대형 폭풍 하나가 더 몰려온다. 국내 사모펀드 센트로이드가 골프 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를 17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가격보다 4배나 되는데 믿는 구석은 의류다. 테일러메이드는 매출 가운데 의류 비중이 2%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타이틀리스트(26%), 캘러웨이(22%)보다 낮다.

테일러메이드는 매각 전 아디다스 그룹에 속해 있었다. 용품은 테일러메이드, 옷은 아디다스로 역할이 분담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경쟁자가 됐다. 샤넬이나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의 브랜드도 골프웨어를 낼 거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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