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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경찰 못 믿겠더라도 ‘탐정 빙의’하진 말자”

중앙일보

입력

이번 한강 대학생 실종 사건을 두고 경찰청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블라인드 캡쳐]

이번 한강 대학생 실종 사건을 두고 경찰청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블라인드 캡쳐]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 사건을 다루는 네티즌 태도를 비판한 한 현직 경찰관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음모론 퍼뜨리시는 분들”,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인데 그때마다 일반 국민들한테 일일이 수사 상황 보고해야 하냐”고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네티즌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우선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퍼뜨릴수록 팀에 배당된 다른 사건들은 계속 기약 없이 밀릴 것”이라는 해당 경찰관의 지적에 공감하는 네티즌이 많습니다.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는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에 대한 과도한 추측을 자제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찰 부실수사야 비판할 수 있지만, 다들 뭘 그렇게 확신하고 친구가 범인이라고 떠드는 건지 모르겠음. 셜록 빙의해서 ‘남들은 놓친 단서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는 예리한 나’에 취한 사람 많은 것 같다.” “아직 물질적 증거 하나도 없는데 이렇게 몰아가도 되는 건가. 증거 나온 다음에 욕하면 안 되는 건가.” “지금 방구석 코난들이 오히려 수사를 방해한다고 생각 안 됨? 지금은 너무 비정상적으로 참고인을 용의자로 놓고 타살로 결론짓고 있는데 이게 정상인가.” “전 국민 집단광기 같음. 뉴스거리가 아무리 없다지만.”

반면,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했기 때문에 불신을 자초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네티즌도 많습니다. “오죽 수사가 답답했고 해명이 어이없었으면 사람들이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기다리냐고요. 경찰의 자업자득입니다.” “이 사건이 이슈가 돼서 다른 사건을 수사 못 한다고 불평한다는 건, 이슈가 안됐으면 친구 휴대폰 찾는 수색도 없었을 거고 벌써 사고사로 종결하고 다른 사건을 수사하고 있을 거라는 말인가. 결국 저 글은 경찰 스스로가 이슈 안 되는 사건은 대충 수사하고 넘어간다고 인정하는 꼴 아니냐.” “의혹을 경찰이 밝혀야 하는데 소극적이니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는 겁니다.”

한편 경찰은 친구 A씨에 대한 신변 보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A씨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면서 거주지까지 찾아가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용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인데 적당히 좀 하지. 만약에 진짜 친구 죄가 아니라면 이 유언비어에 표적 수사 유도에 실제 협박을 다 어찌할 거냐. 전 국민 흑역사 생성 중이냐.” e글중심이 네티즌의 다양한 생각을 모았습니다.

* e 글 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 어제의 e 글 중심 ▷ “내 1년 연봉을 월급으로 받았네?”

#네이버

"국민들이 믿고 기다리죠. 자식을 잃은 부모가 왜 내 자식이 죽었는지도 모르고, 하마터면 실종으로 결론 났을 이 사건이, 단지 남의 아이로 치부될 일이 아니니까 이러죠. "

ID 'ougs****'

#다음

"목격자들 나오는 걸 보면 주변에 사람들도 적잖이 있었던 듯한데, 음모론 종자들 말을 믿자면 친구는 지켜보는 눈이 그만큼 있는 상황에서 고인을 죽이고, 남들 눈 피해서 한강에 유기하고, 경찰이며 목격자들을 몽땅 매수하는 엄청난 거물이라는 소린데... 어른들이 그러는 거 아닙니다. 본인이 틀린 것 같으면 인정을 하든가 아니면 가만히라도 있으셔야지요. 만에 하나 친구가 정말 잘못이 있다는 게 밝혀지면 그때 가서 욕하세요."

ID '김미란'

#클리앙

"나온 게 없어서 무턱대고 할 소리는 아니지만 단편적인 사실 중 몇 가지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싶은 게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걸로는 애먼 사람을 잡기 딱 좋은 코난 놀이 밖에 안 됩니다. 차라리 CCTV는 왜 많이 설치 안했냐는 식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분노, 왜 빨리 수색해서 찾지 못했냐는 속도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 겁니다."

ID 'boowy'

#뽐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홀로 당당하게 나와서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하죠. 그런데 웃긴 건 이 방구석 탐정들도 지금 경찰을 못 믿고 조작한다고 난리인데 친구에겐 (경찰을 믿고) 당당하게 나오라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삼인시호라, 이미 익명이란 무기를 앞세워서 인터넷 여론은 이미 친구를 범인으로 정해놨는데 친구는 뭘 믿고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이 싸우나요."

ID '배애애' 

#더쿠

"없어진 친구네 집에 먼저 연락해볼 거 같긴 해. 근데 모든 사람이 모든 경우 똑같이 행동하라는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생각한 대로 안 움직였다고 ‘뭔가 숨기고 있을 것이다!’ 이건 좀 웃기지."

ID '501. 무명의 더쿠'

#다음

"바라는 사람이 너무 많다."

ID '드래곤맨'


장유경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원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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