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을 보좌할 미래전략특별보좌관(특보)에 강철원(5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강 전 실장은 20여년 간 오세훈 시장을 보필해온 최측근으로 통한다.
10년 만에 오세훈과 손잡고 귀환
오세훈 시장은 최근 박원순 전임 시장 시절 만들어진 정책특보, 공보특보, 젠더특보를 없애는 대신 미래전략특보, 정무수석, 정책수석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정무수석은 박찬구 전 서울시의원, 정책수석은 이광석 전 서울시 정책비서관이 내정된 상태다.
여기에 강철원 전 실장이 미래전략특보로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에 합류하게 된다. 미래전략특보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오 시장이 새롭게 만든 1급 고위직 자리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서울의 도시경쟁력 지수가 그동안 많이 추락했다”며 "서울을 ‘글로벌 경쟁력 초일류 도시’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시장조사업체 AT커니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2010년 10위에서 지난해 42위로 추락했다.
한 오 시장 측 인사는 “강철원 실장은 이미 서울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오랫동안 시장님을 보필해왔기 때문에 정책과 정무 양 측에 모두 능하다”며 “시장님이 직접 강 실장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셨다”고 말했다. 미래전략특보는 민·관 협력 자문기구인 ‘비전2030위원회’와 함께 서울시의 10년 청사진을 짜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선거캠프 총괄한 '당선 공신'
강 전 실장은 오 시장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오 시장이 2000년 국회에 처음 입성해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한 번도 곁을 떠난 적이 없다. 2010년 오 시장 재임 당시엔 정무조정실장을 맡았고, 이듬해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할 때 함께 서울시를 떠났다. 그리고 10년의 야인시절에도 오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이번 선거 때는 비서실장을 맡아 캠프의 선거 전략을 총괄했다.
이 때문에 당초 정무부시장 후보로도 강 전 실장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서울시 공동경영' 약속에 따라 정무부시장 자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복심인 김도식 비서실장에게 돌아갔지만, 강 전 실장이 서울시 산하기관 등으로 올 거란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한 오 시장 측 인사는 “시장께서 강 전 실장을 산하기관에 두기보다는 청사 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전 실장 등 신임 특보와 수석이 임명되기 위해서는 조직개편을 담은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서울시는 시의회가 이달 중 임시회를 열어 개정안을 처리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만약 시의회가 정례회가 열리는 6월 10일 이후에 개정안을 처리한다면 인사가 그만큼 늦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와 물밑에서 조직개편안을 협의하고 있는데, 의원들의 생각이 달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