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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성역이냐, 與에 촛불 들 판" 20대에 혼쭐난 與초선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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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6일 20대의 성난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대 청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군 가산점제도 부활 논쟁으로 촉발된 젠더 이슈와 조국·윤미향 사태 등 불공정 논란, 청년 일자리와 부동산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실정(失政)을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의 간사인 고영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서 참석한 20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의 간사인 고영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서 참석한 20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남성 참석자인 최수영씨는 “군필자가 복무 시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았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군 가산점 제도가 젠더 갈등 이슈에 소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이 발의한 국방유공자 예우법에 대해 “군 가산점을 자기 이름을 알리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신만 쌓이게 한다”며 “청년들이 공정을 원한다는 점을 민주당이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고 비판했다.

여성 참석자인 최진실씨는 젠더 갈등 문제와 이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과 관련해 “여성 발전과 쇄신을 여성의원에게만 떠넘겨선 안 된다. 민주당 구성원들이 여성 청년 문제를 듣고 해결하려고 하는지 회의적”이라며 “대통령부터 보좌진까지 자신의 성인지 감수성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남성 참석자 박인규씨는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나, 안 했나”라며 “송영길 대표도 아들에게 의견을 듣던데 인턴 비서라도 잡고 물어보시라. 허위 인턴, 표창장으로 대학에 간 사람이 있는지”라고 성토했다. 또 “일자리 만들겠다던 대통령은 어디 갔나”라며 “(취임 초 등장했던) 일자리 상황판은 행방이 묘연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한 여권의 적극적 방어에 대해서도 “출연료, 편향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김어준은 성역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 작가는 50만원 내외 임금을 받는 데 불과하다. 이 원고를 읽기만 해도 누구는 200만원을 받는다. 누구에게는 이 돈이 한달치 월급”이라고 지적했다. “사실과 다른 주장 계속하는 건 징계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성 참석자 이기웅씨는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석한 민주당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윤미향, 조국 사태 등을 보며 20대가 엄청나게 실망했다.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민주당이 촛불집회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사회는 성과보다는 돈의 가치에 매몰됐다”며 “어차피 열심히 해도 잘 못살고 망한다면 비트코인에 투기해서 망하겠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했다.

여성 참석자 이기은씨는 “박용진 의원의 남녀군사훈련, 군 가산점제 재도입 등 주장에 실망했다. 재보선 (참패를) 만회하고 20대 남성들의 만족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여성은 현재도 젠더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여성을 군대에 보낸다고 해서 성평등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의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서 화상으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의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서 화상으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대표는 “제 아들, 딸도 91년생, 96년생”이라며 “민주당이 아빠의 심정으로 여러분들 아픔에 공감하고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너무 죄송하다. 각 의원들이 내 영역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초선 의원으로서 열심히 뛰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민초 고영인 운영위원장은 “청년들이 일자리, 반칙 없는 세상 등을 기대하고 요구했는데 우리가 제대로 응답을 못 했고, 실패를 자인할 수밖에 없다”며 “다시 시작하기 위해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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