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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하루 확진 40만, 세계 87만명 최대기록…완치자 재감염 우려 변이 바이러스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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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 세계 하루 확진자 발생은 87만3290명으로 지난 1월 7일의 84만3346명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안팎 “백신 지재권 포기” 커져

단일 국가로는 인도에서 이날 전 세계 하루 확진자의 43%인 40만2110명이 나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1월의 유행을 미국이 주도했다면, 이번엔 인도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에선 특히 인간이 코로나19 감염 뒤 확보한 면역력을 회피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 샘플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이날 인도 보건부 산하 ‘코로나19 바이러스 지놈 컨소시엄(INSACOG)’의 샤히드 자밀 박사는 “일부 바이러스 샘플에서 기존 면역 반응을 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며 “돌연변이는 계속 추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INSACOG는 인도 보건부 산하 10곳의 국립 연구소가 코로나19 유전체를 공동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 설립한 연구 조직이다.

인도에선 이미 지난달 18일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 변이종이 지난해 1차 유행 때와 달리 젊은 층을 더 많이 감염시키고 증세도 달라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 변이종은 면역 반응 회피 능력이 있어 과거 한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완치된 사람들도 다시 감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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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마나우스에선 지난해 1차 유행 당시 전체 주민의 75%가 감염되면서 이에 따른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전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의 10~46%를 무력화하는 브라질 변이종(P.1)이 퍼지면서 이 도시에서 다시 대량감염이 발생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에 따르면 변이종은 7주 만에 마나우스 지역의 확진자 87%에 퍼졌다.

인도에선 변이종 정보 공개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이 지난 2월 변이종인 ‘B.1.617’을 발견하고 3월 보건부에 심각성을 알렸지만, 정부가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NSACOG는 3월 10일 이전에 변이종 자료를 정부와 공유했지만, 보건부는 2주 뒤인 3월 24일에야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INSACOG의 과학자들은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할 방역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며 “오히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힌두교 종교 축제와 웨스트벵골 주의회 선거 유세를 위한 집회에 잇달아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하자 백신 지식재산권을 포기해 개도국이 직접 제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개발도상국 60여 곳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지식재산권 규정을 폐지하는 제안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도 100명 이상의 의원이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니 샌더스 등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10명은 최근 이런 내용의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반면에 제약사들은 “현행 제도 아래서도 올해 안에 100억 회분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담은 서한을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WSJ는 전했다.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지재권 포기를 지지할지, 다른 수단을 추진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김홍범 기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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