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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 인도 ‘변이 온상’ 우려…면역 회피 바이러스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세계 최대로 발생하고 있는 인도에서 기존 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바이러스 샘플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미 하루 확진자 수 40만명을 넘어선 인도가 바이러스 변이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한 화장장 옆에서 유족이 슬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6일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한 화장장 옆에서 유족이 슬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날 인도 보건부 산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 컨소시엄’(INSACOG) 회장 샤히드 자밀 박사는 “일부 바이러스 샘플에서 더 면밀한 추적이 필요한 것들이 발견됐다”며 “기존 면역 반응을 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이 바이러스들이 급격히 팽창하리라고 믿을 이유는 없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돌연변이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고 알렸다. INSACOG는 인도 보건부 산하 10곳의 국립 연구소가 코로나19 유전체를 공동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 결성한 연구단체다.

앞서 지난 18일 인도에선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지난해 1차 유행 때와 달리 젊은 층을 더 많이 감염시키고 증세도 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바이러스의 면역 회피 능력은 한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완치된 사람들을 다시 감염시킬 수 있어 방역에 치명적이다.

1일 인도 벵갈루루 외곽에 있는 화장장에서 화장이 진행중이다. [AFP=뉴스1]

1일 인도 벵갈루루 외곽에 있는 화장장에서 화장이 진행중이다. [AFP=뉴스1]

브라질 마나우스(Manaus)에선 지난 1차 코로나 펜데믹 당시 전체 주민의 75%가 감염되는 막대한 피해를 본 뒤, 감염에 따른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 면역의 10~46%를 무력화하는 브라질 변이(P.1)가 퍼지기 시작하며 도시는 다시 초토화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는 불과 7주 만에 마나우스 지역의 확진자 87%에 퍼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 발생을 막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복제 빈도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해법이다.

인도발 이중 변이(B.1.617)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아직 진행형이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방역 전문가들이 지난 2월 변이 바이러스 ‘B.1.617’을 발견하고 3월 보건부에 심각성을 알렸지만 정부가 이를 무시해 사태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서벵골주 콜카타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지난 3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서벵골주 콜카타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이에 따르면 INSACOG는 3월 10일 이전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한 자료를 정부에 공유했지만 인도 보건부는 2주 뒤인 3월 24일이 돼서야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 당시에도 ‘커다란 우려’(high concern)라는 단어는 빠진 채였다.

INSACOG 과학자들은 “인도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한 방역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며 “오히려 모디 총리는 힌두교 종교 축제와 웨스트벵골주에서 진행 중인 주의회 선거 유세를 위해 정치 집회에 잇달아 참석했다”고 비판했다.

2일 인도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40만1993명보다 소폭 줄어든 39만2488명으로 집계됐다.

인도 방역 전문가들은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실제 감염자 수는 통계치보다 50배 더 많을 것”이라며 “신규 확진자 수는 오는 3~5일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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