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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불고기, 햄 한조각…국방장관 고개숙인 軍 '부실 급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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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사관학교 설치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법안 통과관련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사관학교 설치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법안 통과관련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군 내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차 격리된 장병들이 부실 급식 등 열악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폭로가 연이어 나오는 가운데, 서욱 국방부장관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은 28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인사말에서 "최근 일부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에 발생한 격리 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제공, 입영 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와 각 군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방역관리대책본부의 임무수행체계를 보완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최단기간 내에 부모님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격리 장병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장관은 "군의 방역 대책과 장병들의 인권보장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12사단 모 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게시자가 ″우리 부대는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급식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12사단 모 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게시자가 ″우리 부대는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급식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격리 장병이 받은 도시락 급식.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격리 장병이 받은 도시락 급식.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최근 각 부대에서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격리 장병들이 샤워를 하거나 용변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격리 생활을 한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어서 급식 수준이 형편없다는 제보가 사진 등과 함께 쏟아져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26일 서 장관 주관으로 '코로나19 대비 군 방역태세 강화를 위한 긴급주요지휘관 회의'를 통해 '반찬 10∼20g 추가 배식' 등 개선책을 마련했지만, 탁상행정·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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