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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녀 살해 김태현 "현장서 음식 안먹어…팩트 틀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현(25)이 검찰에 송치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태현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동안 언론에 잘못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싶다”는 입장을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처벌 달게 받겠다, 하지만 사실관계는 확실히”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고 있다. 독자 제공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고 있다. 독자 제공

27일 김태현이 변호인을 통해 전해온 입장문에 따르면 그는 구속기소 된 이날 “범행은 모두 인정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다소 다른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현은 지난 9일 동부구치소에 입감된 후 독방을 써오다가 지난 24일 혼거실(여러 재소자와 함께 수감 생활하는 방)로 옮겼다. 이곳에서 다른 재소자를 통해 김태현은 처음으로 자신의 범행에 대한 언론보도 소식들을 접했다.

김태현은 우선 ‘피해자 A씨(큰딸)와 연인관계였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는 “망인이 된 피해자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지난 1월 23일까지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을 뿐 이성친구나 연인관계는 아니었다”며 “지난 1월 2일과 16일 피해자와 단 둘이 만나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하면서 친분 관계를 유지해나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잘못 보도된 내용, 사실관계 정리하고 싶다”

지난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찾아간 범행 현장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자 대문과 창문에 경찰이 부착한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있다. 이가람 기자

지난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찾아간 범행 현장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자 대문과 창문에 경찰이 부착한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있다. 이가람 기자

이어 김태현은 ‘변호인의 조력을 거부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병원에서 퇴원 후 곧바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정신이 없어 (본인의)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범행 후 현장에서 자해를 한 김태현은 지난 2일 병원에서 퇴원 후 바로 체포영장이 집행돼 당일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변호인을 선임하겠느냐는 경찰 얘기를 들었을 때 돈이 드는 줄 알았다”며 “당시에 의도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태현은 지난 4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국선변호인이 선임됐다. 이후 변호인과 접견을 했고 검찰 수사단계에서는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제로 행사했다는 것이 김태현의 주장이다.

“범행 인정 입장 변함없다, 처벌 달게 받을 것”

김태현은 ‘범행 후 음식물을 섭취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태현은 “범행 후 손목에 자해를 해 정신을 잃었고, 범행 다음날 오후쯤에 깨어나 우유와 맥주 등은 마셨어도 음식물을 취식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어 “깨어난 이후에도 배와 목 부위에 자해를 해 범행 현장이 발각될 때까지 정신을 잃었다 깨다를 반복했기에 이 과정에서도 음식물을 취식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자 A씨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택배상자의 주소를 보고 피해자 주소를 알아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이 배송예정이라며 배송 예정 문자를 캡처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이를 통해 피해자의 집 주소를 알아낸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태현은 “수사 초기부터 범행들을 모두 인정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라고도 했다.

지난 9일 검찰에 송치된 후 김태현에 대한 보완조사와 통합심리분석 등을 진행한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는 27일 김태현을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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