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정권 첫 외교청서서 "독도, 韓이 불범점거" 되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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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출범 후 처음 발간한 외교청서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또 한국을 '중요한 이웃 나라'로 명기하면서도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외교 현황 담은 청서 각의 보고 #1월 위안부 판결에 대해 "매유 유감" #한국 외무부, 총괄공사 초치해 항의

외교부가 공개한 독도 겨울 풍경 사진. [사진 외교부]

외교부가 공개한 독도 겨울 풍경 사진. [사진 외교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7일 스가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2020년 한 해 동안의 국제정세와 일본 외교활동 전반을 기록한 2021년 판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올해 외교청서에서도 지난해와 같이 "다케시마(竹島·일본 주장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더라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영토"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 근거가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적었다.

일본은 2017년까지는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되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은 담지 않았으나, 2018년부터는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사용해 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을 유지했다. 외무성은 2017년 외교청서에 한국을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로 적었다가 2018년과 2019년에는 이같은 표현을 삭제했다. 지난해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이 되살아났다.

일본 정부가 27일 공개한 2021년판 외교청서.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27일 공개한 2021년판 외교청서.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또 올해 1월 8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서울중앙지법 판결에 대해 "국제법과 양국 간 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이어 "매우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동해 표기 및 호칭 문제에 대해선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중국 관련 내용 늘어..'사랑의 불시착'도 언급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정부가 한·미 양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스가 정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고 기술했다.

특히 올해 외교청서는 중국 인권 문제가 언급되는 등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대폭 늘어났다. 중국의 군사력 확충과 활발한 동·남중국해 해양 활동을 "일본을 포함한 지역과 국제사회 안보상의 강한 우려 요인"으로 규정했다. 홍콩과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한일 관계의 현황에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언급되며 일본 내 '제4차 한류 붐'이 불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본에서는 K팝이나 한국 드라마 등이 세대 구분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최근엔 한국 요리가 폭넓게 침투하고 있으며, 한국의 화장품이나 패션도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내정 분석 부분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 공수처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뉴스1]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뉴스1]

일본이 올해도 외교청서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상열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7일 오전 외교부 청사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와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일본 정부가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또다시 부질없는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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