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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위반 '식당 김치'가 최다…국산 배추에 중국 고춧가루

중앙일보

입력

대전 A음식점은 국내산 배추를 중국산 고춧가루로 버무려 김치를 담았다. 김치찜으로 요리해 팔면서 국내산 김치를 사용했다고 속였다. 배달 앱을 통해 팔려나간 김치찜은 약 100㎏에 달했다.

손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경기 B음식점은 중국산 김치와 국내산 김치를 섞어 김치만두를 만들었다. 만두 재료가 된 배추김치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기했다. 960㎏에 이르는 김치만두를 이렇게 속여 팔았다.

식당 식탁에 올라있는 김치. [중앙DB]

식당 식탁에 올라있는 김치. [중앙DB]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단속을 벌여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업체 949곳을 적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단속을 줄이면서 전체 조사업체 수는 2만8836개소로 전년 대비 33.2% 감소했는데 위반 업체 수는 2.8% 오히려 증가했다.

작황 부진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겹치면서 원산지 위반 업체 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위반 유형으로는 원산지 거짓 표시가 427개소로 가장 많았다. 해당 업주 모두 형사 입건됐다. 혐의가 확인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미표시) 업체 522개소도 적발했다. 이들 업소는 총 1억3400만원 과태료를 물었다.

위반 품목 가운데 배추김치(19.2%) 비중이 가장 컸다. 원산지 위반으로 적발된 김치 물량만 35.3t에 달한다. 다음은 돼지고기(13.3%), 쇠고기(10.9%), 콩(5%), 쌀(4.2%) 순서였다. 위반 업종은 음식점이 38.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공업체(18.9%), 식육판매업(8.3%), 통신판매업(5.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월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시장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수원사무소 관계자들이 설을 앞두고 원산지 표시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시장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수원사무소 관계자들이 설을 앞두고 원산지 표시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점에서 반찬이나 재료로 쓰는 배추김치 원산지를 속이는 사례가 가장 흔했다. 중국에서 비위생적으로 김치를 절이는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소비자 우려가 커졌지만 문제는 여전했다. 고객을 속이는 방법만 더 교묘해지는 중이다. 중국산 김치를 사다 쓰는 방식에서 중국산과 국산 재료를 섞는 수법으로 진화했다.

국산 콩이라고 원산지를 속여 된장 6억5000만원어치를 판매한 업체도 이번 단속 과정에서 적발됐다. 이 회사 대표는 현재 구속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주명 농관원 원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 농식품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상시적인 원산지 관리를 해나가겠다”며 “급격한 수입량 증가 또는 위생 문제 등으로 이슈화되는 품목, 통신판매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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