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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해외여행 가나…"백신 접종자 자가격리 면제 검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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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이르면 오는 여름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백신 접종자에게 이른바 ‘백신 여권’을 발급하고, 이를 소지한 이들에게 해외 출입국 시 자가격리의무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대전의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26일 대전의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6일 오전 ‘코로나19 백신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정부는 올 여름 일반국민의 접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마치신 분들이 좀 더 자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활용해 확진자 접촉 및 출입국시 자가격리의무 면제를 포함한 방역조치 완화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화되는 대로 보고 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정세균 전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접종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일상회복을 체감하려면 백신여권 또는 그린카드 도입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올해초부터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접종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미 완료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방역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접종을 마치신 분들이 생활 속에서 불편함이 최소화되게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며 “국제적인 백신 여권 도입 논의에도 적극 참여해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국내외를 오갈 수 있도록 미리미리 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질병관리청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인증 애플리케이션(COOV)이 출시됐다. 사진은 iOS에서 실행된 전자 예방접종증명서.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인증 애플리케이션(COOV)이 출시됐다. 사진은 iOS에서 실행된 전자 예방접종증명서. 연합뉴스

정부가 만든 증명서는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위ㆍ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개인정보는 보관하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올 여름부터 해외 출장이나 여행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지금은 해외 여행을 떠날 수는 있지만 현지에서 10~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돌아와서도 추가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이때문에 필수 공무 외에 출장이나 여행은 떠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백신 여권 도입에 따라 접종자에게 귀국 뒤 격리가 면제되면 출장이나 여행이 훨씬 편해진다. 특히 괌 등 5월부터 현지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관광지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처럼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게 된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그린 패스' 견본 [이스라엘 보건부 제공=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그린 패스' 견본 [이스라엘 보건부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어디까지나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 한해 주어지는 혜택이다. 현재 접종은 고령층과 의료진, 사회필수요원 등 우선접종대상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경우 백신 접종을 원한다고 당장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일각에선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월까지 1200만 명 고령층과 취약시설에 계신 분들에 대한 1차적인 접종이 끝나면, 코로나19의 위험성 자체가 상당히 낮아진다. 이분들의 경우 전체 사망자의 한 90% 이상을 차지하는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취약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분들에서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되면 첫 번째로 전체적인 사회 방역 수준을 좀 더 완화할 여지가 생긴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좀 더 완화한다든지, 거리두기 체계에서 각종 규제정책들을 좀 더 푸는 쪽으로 전체 사회 방역조치를 일괄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손 반장은 “요양병원 ㆍ요양시설에 계신 고령층의 경우, 면회나 가족들의 만남들이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분들이 먼저 필요성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예방접종률이 높고 많은 분들이 예방접종에 참여한다면 이런 접종을 받은 고령층 분들이 가족들 간에 만남 문제나 요양병원 ㆍ요양시설 등에서의 면회문제 등도 훨씬 자유롭게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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