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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믿어"→"믿어라"→"부총리!"…백신싸움, 고성 터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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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야당의 '정부의 백신 무능' 지적을 홍 직무대행이 반박하는 과정에서다. 올해 안에(11월) 집단면역 형성이 불가능할 것이란 야당 의원의 말에 홍 직무대행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는 홍 직무대행이 정세균 전 국무총리 대신 나섰다. 홍 직무대행을 향해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백신 정책을 질책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다음 날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해 백신 추가 공급에 합의한 일을 거론했다.

정 의원은 "일본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으로 단번에 백신 가뭄을 해결했다"며 "5월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우리나라의 백신 외교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또 정 의원은 "정부가 백신 추가 확보에 실패할 경우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리 국민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되물었다.

홍 직무대행은 "(우리 정부도) 외교적 통로로 추가적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며 "작년부터 이미 백신은 1억 5200만 회분이 체결돼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국민은 정부의 이야기를 안 믿고 있다"고 답하자, 홍 직무대행은 "(국민이) 믿으셔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강요하지 말라, 희망 고문하지 말라"고 홍 직무대행을 압박했다. 홍 직무대행도 "희망 고문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 의원은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1차 접종률은 세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아프리카 르완다와 방글라데시보다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정 의원은 "현재 접종 속도로는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6년 4개월이 걸린다는 평가도 있다"고 홍 직무대행을 몰아세웠다. 경제 10위권 국가인 한국이 백신 빈곤국으로 전락했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홍 직무대행은 "집단면역 6년 4개월 같은 잘못된 뉴스를 강조하게 되면 국민이 불안해지기만 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4월까지 300만명, 상반기 1200만명에 접종하고 오는 11월 집단 면역 목표 제시하고 그렇게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이 홍 직무대행의 말을 끊고 재차 질문을 이어가려 하자, 홍 직무대행도 "제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시간을 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회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홍 직무대행은 목소리를 높여 "왜 잘못된 정보를 국민들이 보게 하느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마이크가 꺼진 뒤 홍 직무대행의 발언이 이어지자 말을 끊으려는 듯 "부총리!"라며 크게 소리치며 국회의장석을 보고 "제지해 달라"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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