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결단 깎아내리는 것 동의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은 국정의 중심을 잡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의 사표를 즉각 반려한다"고 밝혔다.盧대통령은 특히 재신임 방법론에 대해 "분명한 것은 국민투표에 의한 방법이 가장 분명하겠지만 국민투표를 할수 있다 없다 논쟁이 있을만큼 제도가 불명확하다"며 "논의 여하에 따라서는 국민투표법을 좀 손질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또 "국민투표법에 의해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못하겠지만 신임여부를 물을 수 있는 국민 의사확인 방법으로 국민투표를 할 수 있게 한다든지 또는 어떤 중요한 정책과 연관해 신임을 묻게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盧대통령과의 모두연설과 일문일답 전문.

<모두 연설>

▶盧대통령=오늘 아침 청와대 비서실 내각 이 양쪽에서 모두 사의를 표명해 왔다.이문제에 대해서 내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우리 비서실과 내각에서 각기 사의를 표명한 취지는 뭐 좀 다르겠지만 그러나 크게 보아서 아마 그들이 국민들 앞에 또는 임명권자인 나에 대해서 오늘의 상황까지 이른데 대한 책임을 진다는 뜻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 같다.나는 당연히 국민들에게 그렇게 어떤 책임감을 표현하는 것이 도리이고 예의라고 생각한다.그러나 그것이 자칫 잘못하면 마치 그들에게 오늘의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다.내가 판단컨데 그것은 분명히 사실과 다르다.그들이 완벽하게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이사태에 책임질 만한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나의 문제다.또한 전체 정국 구도에 관한 문제다.

따라서 사의를 즉각 반려한다.또한 아울러서 설사 내 견해와 달리 그사람들에게 다소의 잘못 있고 모자람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 재신임을 받겠다고 선언한 이 마당에 국정 중심 잡아줄 사람들 필요하다.총리이하 내각에서 국정 중심 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지금보다 더 열심히 국정 중심 잡아나가주기를 부탁드린다.국민 여러분께서도 그렇게 용납해 주시기 바한다.모든 책임은 나를 중심으로 해나가겠다.

다음에 권력공백으로 혼란 가중된다고 하는데 이 기회를 정쟁의 기회로 삼아 마구 싸움판으로 끌고가려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진정으로 국정 공백과 혼란을 우려한다면 차분하고 냉정하게 책임 묻는 절차 논의하고 그렇게 해서 신임 물으면 된다.그것을 그렇게 혼란이라고 생각할 필요 없다.나는 재신임 해나가는 이 과정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지난 몇달동안의 국정 혼란보다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도저히 나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장관이 국회에 의해서 쫓겨나고 적어도 그분야서 최고 전문가라는 생각으로 지명했는데 감사원장 부결은 무슨 이유가 있어야 이해할 것 아니냐.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흔들리고.대통령이 이렇게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이 이미 안정됐다고 할 수는 없다.

국정 공백을 말하면서 재신임 결단 깍아내리려는 견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우리 모두 협력 하자.대통령 재신임 받고 결과 여하에 따라 물러날 수도 있다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유능한 한사람보다 제대로 일하도록 협력해나가는 정치 문화 환경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일 잘할 수 있는 대통령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몇달동안 싸움 계속 하는 것 보다 명쾌하게 정국 정리해 나가는 것이 훨씬더 정국 안정시키는데 도움된다고 생각한다.국정 혼란에 대한 불안을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총리이하 내각의 장관들이 성실히 국정 중심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일문일답>

-정국 상황 못지않게 참모들이 잘 못한 측면도 있는데 그냥 넘어가는게 납득이 될런지 궁금하다.부분적으로라도 문책이랄까 교체라든지 따질 계획은 없는가

▶盧대통령=결과가 안좋으면 여러사람이 다 지목을 받게 돼 있다.지금 청와대 참모들과 내각이 아주 유능하고 완벽하다고 말하지 않았다.어떻든 이 상황에 대해서 그들에게 주변 책임이 있지 않다고 본다는 것이다.대통령이 상황을 관리해 나가는데 새로운 장관 새로운 수석을 임명해 어떻게 풀어갈 수 있겠나.그야말로 정말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몇달씩 업무파악에 시간이 걸린다.청와대 수석도 그렇다. 장차의 인사에 대비해 많은 사람 만나고 점검하고 하고 있다.천하에 딱부러진 인재들 많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자꾸 그렇게 흔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그렇게 큰 과오 저지른 사람은 없다.

-재신임 방법과 시기에 대해 공론절차 거치는 게 좋겠다고 했고 정치권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 나오는 것 같다.연내에 하자.총선과 결부시키는 게 어떻느냐는 의견도 나오는 모양인데 방법과 시기 언급할 수 있는지.

▶盧대통령=분명한 것은 국민투표에 의한 방법이 가장 현명하겠죠.다만 지금 국민투표 할수 있다 없다 논쟁 있을 만큼 제도가 불명확하다.그래서 논의여하에 따라서 국민투표법을 손질할 수 있지 않겠나.국민투표에 의해서 대통령 사임하게 하는 법은 만들 수 없겠지만 신임을 묻는 방법으로 사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의사확인의 방법으로 국민투표를 할수 있게 한다든지,또는 어떤 중요한 정책과 관계해서 신임을 묻게 한다든지 그렇게 만들면 되지 않겠나.그렇다고 대통령이 이것저것 정책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고가지 않도록 우리 공론이 통제하지 않겠나.어떻든 이문제를 가지고 국민투표법에 모호함 있어 모호하게 표현한것이지 회피할 생각 없다.제도를 열어서 하면 되고 아니면 다른 좋은 방법 찾으면 되고.

-코드인사에 대한 국회의 부결 등을 지적했는데 그것이 재신임과 관련된 이유냐

▶盧대통령=재신임을 묻는 이유에 그 두가지가 포함돼 있지 않다.장관 불신임이라든지 감사원장 임명동의 부결이라든지 이런 것이 재신임의 이유는 아니다.단지 국정혼란을 얘기하면서 재신임의 선택을 비판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국정혼란이 이미 와 있는데 더 올 무슨 혼란이 있느냐.이렇게 되물은 것이다.국회는 정책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지 대통령 길들이는 곳이 아니다.그리고 코드인사라는게 뭘 말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어느나라에 코드인사라는 말이 있는지,대통령의 코드인사 뭘 말하는지 모른다.검찰인사가 코드인사였나.국방부 인사냐.자기들 맘에 안드는,일부 신문 맘에 안들면 코드인사냐.야당 맘에 안들면 코드인사냐.정치를 이렇게 흔드니까.국정혼란이 이미 지금 충분히 와있다.이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 결단해야 한다.

<마무리 발언>

▶盧대통령=재신임의 방법과 시기문제는 조금더 의견을 들어보겠다.다만 개인적으로 유리불리 이런 것을 굳이 따지지 않겠다.대통령 한사람이 재신임을 받느냐 안받느냐가 이것이 모두에게 관심사이겠지만 내 관심사는 그것보다 우리 한국의 정치가 제대로 가느냐 안가느냐다 .나는 대통령 한사람이 중간에 희생하더라도 한국의 정치가 바로갈 수 있으면 그것은 임기5년 다 채운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결심을 내렸다.유불리 따지지 않겠다.다만 한국정치의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그런 시기를 선택하겠다.

최훈.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