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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릿고개 못 견디고…한국GM 부평공장 결국 올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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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한국GM 부평 1·2공장이 19일부터 일주일간 휴업에 들어간다. 사진은 부평 1공장 ‘트레일블레이저’ 생산 라인. [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한국GM 부평 1·2공장이 19일부터 일주일간 휴업에 들어간다. 사진은 부평 1공장 ‘트레일블레이저’ 생산 라인. [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문을 닫는 국내외 자동차 공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번엔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오는 5~6월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부터 1주일간 1·2공장 다 휴업 #수출 효자 트레일블레이저도 타격 #GM 세계 모든 공장서 생산 차질 #5~6월 반도체난 더 큰 고비 ‘비상’

한국GM은 15일 “반도체 부족으로 19일부터 1주일간 부평 1·2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부평 1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 2공장은 트랙스·말리부를 생산한다. 특히 수출 효자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 중단으로 한국GM은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GM은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반도체에 대한 유동적인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협력업체와 반도체 수급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공장 중단)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후 생산 손실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한국GM은 이미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했다. 이 때문에 협력업체까지 휴업에 들어가는 등 파급 효과가 작지 않았으나, 1주일간 1·2공장이 모두 멈춰 서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동차산업연합회가 53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48.1%가 완성차업체의 감산에 따라 부품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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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GM은 앞으로 1주일간 휴업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정상 가동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의 휴업은 글로벌 생산기지에 대한 반도체 수급을 결정하는 미국 본사의 방침으로 알려졌는데, GM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거의 모든 공장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캔자스주 페어펙스 공장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공장 등은 이미 지난 2월에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케스트솔루션(AFS)에 따르면 GM은 미국 완성차업체 중 반도체 품귀로 인한 생산 차질을 가장 심하게 겪고 있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생산 차질을 빚은 11만대 중 7만대가 GM 차량이라고 AFS는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가 오는 5~6월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본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리드 타임(주문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상황이라 단기간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최대한 타격을 덜 받는 쪽으로 생산 대수를 조절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품귀 현상을 빚는 MCU(마이크로컨트롤로유닛, 차량 제어 등을 담당하는 전용 프로세서)의 리드타임은 평소 12~16주에서 26~38주까지 늘어났다. 앞서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그랜저·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으며,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도 지난 7일부터 1주일간 문을 닫았다.

MCU 품귀 현상은 다른 차량용 반도체와 달리 유럽·일본 등 3~4개 회사가 글로벌 시장을 독과점하기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 텍사스 한파와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 화재 등 악재도 잇따랐다. AFS는 지금까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을 153만대로 추정했으며, 올해 말까지 255만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약 7500만대)의 약 3% 수준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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