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면역세포 이용 세포치료제서 항암효과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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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면역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부작용 없는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세포치료전문 바이오 기업인 ㈜이노셀[031390](대표 정현진)은 자체 개발한 면역세포 치료제(이뮨셀-LC)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말기암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응급 임상을 실시한 결과, 4명에게서 항암효과가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또 임상시험과 동시에 국가연구기관에서 실시된 동물실험(전임상)에서는 60%의 암세포 제거효과와 47%의 항암효과를 각각 나타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세포치료제의 전임상 결과가 20%가 넘는 효과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역세포치료는 환자에게서 림프구를 추출한 뒤 몸 밖에서 특별한 세포배양 과정을 거쳐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 면역세포를 수적으로 늘려주거나 기능적으로 강화시킨 후 다시 체내로 주입, 면역체계를 증강하는 방식이다.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된 세포치료제는 혈액에서 분리한 '말초혈액단핵세포(PBMC)'를 특수한 용기와 배지에서 14일간 배양하는 방법으로 제조됐다.

정상인과 암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제를 주입하자 전체 세포수가 253배나 증가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응급 임상에서 부작용 없는 항암 효과를 나타낸 환자 4명은 각각 폐암과 전이성 대장암, 뇌종양, 간암 말기 상태였다.

관동대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폐암환자의 경우 폐암 말기로 수술이 불가능했지만 지난 6월부터 항암세포치료를 9차례 투여한 결과, 종양의 괴사부분이 많이 늘어나는 등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의료진은 평가했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경우도 기존 화학 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이후 세포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종양의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뇌종양 환자도 항암세포치료제 투여 후 수술부위가 상당히 깨끗해 졌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노셀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정식으로 의약품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맡은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김정훈 교수는 "뇌종양의 고전적 치료법은 수술과 방사선, 항암제 투여인데 이같은 치료에 반응이 없고 재발했을 때는 항암면역세포치료를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관동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염창환 교수는 "항암세포치료는 암의 전이나 재발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며 "3~5년 내에 보편적인 암 치료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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