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황우석 교수 "아직 도전·장애 투성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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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포기하고 외길을 걷는데 이렇게 많은 시련에 부닥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목이 터져라 외쳐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황우석(사진) 서울대 석좌교수가 최근 자신이 처한 힘겨운 상황과 심경을 토로했다. 또 "(내 연구분야가) 아직도 열고 닦아야 할 문과 길이 많고, 도전과 장애, 그리고 지뢰밭 투성"이라며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과학자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황 교수는 지난달 29일 인천시 강화군 전등사가 주최한 '2005 삼랑성 문화축제'에서 '생명의 빛 나눔의 기쁨'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자신의 연구에 대해 계속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와 과도한 사회적 관심에 대한 심경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부처님의 진정한 뜻은 자비와 화해, 베풂과 나눔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진정한 종교는 서로 보듬어 안고, 이해를 위해 마음을 열며 자기 것을 나누고 남의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어떤 고난에도 생명과학을 위해 부단히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는 "18년 전 10시간 정도 걸리는 수술을 열흘 만에 두 번이나 했을 때 육체적 삶은 끝났다"며 "그때 다시 태어난 사람으로 난치병 극복을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연구분야에) 정진하다 보면 우리가 꿈꾸는 건강사회는 결코 30~40년 후의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전등사 부주지인 청학 스님은 "황 교수가 18년 동안 매달 전등사를 찾아 불공을 드려온 것으로 안다"며 "지금도 중요하고 힘든 일이 생기면 새벽에 이곳을 찾아 기도와 참선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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