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과도한 조류독감 우려 자제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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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산 확산과 관련해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이에 대한 과도한 우려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스 트뢰드센 WHO 베트남사무소장은 19일 국영 베트남통신(VNA)과의 회견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한 베트남 소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현존하는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Tamiflu)'에 대해 내성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다른 종류의 치료제 비축이 필요하다는 미국 대학측의 보고 이후 지나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뢰드센 소장은 "이 소녀의 경우는 극히 제한적인 사례일뿐"이라면서 "다른 어느 곳에서도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였다는 보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지 예의주시한 일"이라면서 "지금까지 유사사례 발생이 보고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뢰드센 소장은 또 북부 타이빙 성 출신의 14세된 이 소녀는 지난 2월 조류독감에 양성반응을 보인 남동생을 돌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소녀가 처음에는 예방 차원에서 정도가 낮은 '타미플루'를 복용했으나 발병 이후 이보다 정도가 높은 '타미플루'를 복용했다고 밝혔다. 이 소녀는 이후 회복세를 보여 1개월 뒤인 지난 3월께 퇴원을 했다고 트뢰드센 소장은 전했다.

그는 또 이 소녀로부터 여러 종류의 H5N1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변이돼 '타미플루'의 약효가 없었던 것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트뢰드센 소장은 이어 이 소녀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와 접촉하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대다수 환자들과는 다른 경우라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이 소녀가 인간 대 인간 감염 경우로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미플루'가 여전히 조류독감의 중요한 치료제라고 지적한 뒤, 베트남 정부는 이 치료제의 제조사인 스위스의 로슈사로부터 다량을 지원받은 WHO에 대해 긴급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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