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구별 못한다"···심리학자가 본 김태현 3대 의문점

중앙일보

입력 2021.04.06 14:16

업데이트 2021.04.06 16:08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은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25세 김태현은 피해자 A씨를 온라인게임에서 만난 후, 오프라인 정기 모임에서 실제로 만난다.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뒤, 범행을 결심하고 택배 배달원을 가장해 집에 침입한다. 집에 혼자 있던 A씨의 동생을 살해한 뒤, 5시간 뒤 귀가한 어머니를 죽이고, 1시간 후 귀가한 A씨를 살해한다. 김태현은 살해 후 사흘 동안 현장에 머무르며 냉장고에서 맥주와 음식을 꺼내먹었다고 한다. 휴대전화에는 ‘사람 죽이는 법’, ‘마포대교’ 등을 검색한 흔적이 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심리학자인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를 통해 김태현의 범행을 심리적으로 분석했다.

5일 경찰은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김태현(25)의 신상공개룰 결정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5일 경찰은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김태현(25)의 신상공개룰 결정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1. 왜 A씨의 가족까지 죽였나

김태현은 집에 들어갔는데 동생이 있어서 30분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다 하고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김 교수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김 교수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인다. 아마도 사전 답사를 통해서 그 집에 여성 3명만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사냥감인 큰딸을 기다리면서 방해물을 제거하듯 혹은 분풀이하듯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 왜 사흘간 머물렀나

김 교수는 “자포자기해서 발각될 때까지 그냥 시신 곁에서 성취감, 혹은 승리감을 즐기는 것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그다음으로는 “사냥에 성공한 뒤 느긋하게 혼자서 승리감에 도취한 상태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섣부르게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시신 옆에서 뭔가 시간을 보내면서 또 다른 어떤 자기만의 욕구를 충족시켰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완전히 추측에 불과한 거라 조금 더 면밀한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조언이다.

3. 사이코패스 구별법 없나

김 교수는 “구별해낼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구별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스토킹 범죄의 낌새가 보일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김 교수는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라면서도 “경찰의 도움을 청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모욕감에 굉장히 취약한 경향이 있다”며 “거절할 때도 모욕감을 유발하지 않게 조금 신경 쓰는 게 필요할 수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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