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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특혜 확인”vs“황당무계”…공방 속 막판 유세전 달아오른 부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4·7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오후 각각 부산 중구 자갈치공영주차장 앞, 수영구 수영아파트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4·7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오후 각각 부산 중구 자갈치공영주차장 앞, 수영구 수영아파트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에도 부산에선 엘시티 공방전으로 불꽃이 튀었다.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등장한 제보자 최모씨의 진술이 불씨였다. 2015년 엘시티 초기 부지 매입 작업부터 분양까지 담당했다는 최씨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일가가 매입한 엘시티 B동 1703호, 1803호가 이영복 회장이 따로 빼둔 매물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최씨는 해당 매물이 빈칸 처리된 시행사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이 호실들은 확정자가 따로 있다는 의미다. 팔거나 아는 사람한테 주려는 목적으로 만든 자료”라고 말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의혹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의혹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이어 김영춘 더불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박재호 상임선대위원장과 변성완 수석대변인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결국 이 회장이 로비에 쓰든, 특혜를 주려던 사람에게 쓰려고 관리하던 매물 중 박 후보 일가가 두 곳을 매입해 40억 상당의 부동산 수익을 챙기게 된 것”이라며 “박 후보는 이 회장과 유착 고리에 대해 해명하지 못하면 후보직을 내려놓고 검찰수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형준 측 “황당무계”

이에 대해 박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너무 황당무계한 내용이라 응대를 해서 그들이 원하는 판을 만들어줘야 할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선대위회의에서 “특혜 분양의 전제가 17·18층이 로얄층이라는 것인데, 엘시티 로얄층은 40~60층 사이”라며 “당시 17·18층은 분양률이 40% 밖에 안 됐다. 로얄층이 아닌 것을 로얄층이라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민의힘 부산 선대위도 김 후보가 서울 광진구 아파트 전세금을 인상한 것에 대해 “계약 당시 시세와 비교하면 5000만원 정도 낮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공격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성명서에서 “다른 집보다 더 비싸게 전세계약이 된 자료가 있음에도 김 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모아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김 후보는 부산에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도 모자라, 서울 아파트 세입자에게 폭리를 취하고, 입만 열면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산 발전 기회 달라” VS “시정 농단 바로잡겠다”

네거티브 불꽃 속에서 김 후보와 박 후보는 이날 각자 막판 유세전도 열기를 더했다. 김 후보는 이날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김영춘 승리의 길’ 48시간 릴레이 유세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부산 사상공단에서 시작한 유세에서 김 후보는 “사상공단을 서울의 가산 디지털 밸리처럼 스마트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 김영춘에게 부산 발전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북구·강서구·사하구·서구 등 서부산권 일대를 훑은 뒤 6일엔 진구·영도·해운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같은 날 박 후보는 17대 국회 때 자신의 지역구였던 수영구를 박진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원유철·조훈현 전 의원 등과 함께 찾아 합동 유세를 벌였다. 박 후보는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언급하며 “저 그렇게 막 살지 않았다”며 “저는 괜찮은데 제 가족을 파괴하려는 그 못된 짓을 꼭 해야 하는가 하며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의 시정 농단을 바로잡아 부산에 혁신의 파동을 일으키겠다”며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

“노무현처럼 떨어트리지 말아달라”…이광재 눈물 눈길

지난 4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는 '김영춘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유세 도중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 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떨어트리지 말고 김 후보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춘TV 캡처

지난 4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는 '김영춘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유세 도중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 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떨어트리지 말고 김 후보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춘TV 캡처

한편 김영춘 후보 캠프가 전날(4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 하나가 화제가 됐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유세 트럭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물 훔치는 장면이 담긴 화면이다.

부산에 상주하며 김 후보를 전폭 지원하고 있는 이 의원은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 주차장에서 유세 도중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떨어트리지 말고 우리 김 후보를 도와주시길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 주차장은 16대 총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다 낙선할 때 청중 없는 연설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노 대통령의 옛 모습과 서울에 좋은 지역과 제안을 마다하고 부산에 내려와 도전하는 김 후보의 간절한 마음이 겹쳐지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시장 선대위 미래비전위원장이기도 한 이 의원은 “정책을 많이 준비했는데, 박 후보 관련 제보가 연일 쏟아져 네거티브로 흐르는 모양새가 우리도 당혹스럽다”며 “부산 시민들도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고 싶은데, 박 후보의 부동산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걸 보며 마음을 바꾸시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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