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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아침엔 친문 김어준 저녁엔 호남 이세돌과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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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민주당 텃밭을 돌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4·7 재·보선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지지층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을 통한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세돌과는 기자 때 인터뷰 인연 #호남출신 많은 관악구서 함께 등장 #동작구선 “월 20만원 지원대상 확대” #오세훈 내곡동 땅 의혹 거듭 제기

첫 일정은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였다. 뉴스공장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정치 편향을 이유로 야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 왔다. 앞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뉴스공장’ 출연을 거부한 데 이어 “TBS는 교통 상황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친여 방송인인 김어준씨는 이날 박 후보 출연과 별도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경작인 인터뷰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박 후보도 인터뷰에서 “2008년에 이미 그린벨트 해제를 보고받은 정황이 있는 걸로 보인다”며 “측량 현장에 갔느냐고 물었을 때 표정을 보면 ‘아, 이분이 갔었구나’ 이런 확신이 오는 순간이 있었다. 주변 택지는 70%를 보상받았는데, 오 후보 땅 인근은 90%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후 동작구 집중유세 현장에서도 내곡동 땅 의혹을 거론했다. “처음 문제를 지적했을 때 10년 전 곰탕이라 하더니 심각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BBK 얼렁뚱땅 거짓말하다 선거 며칠 전에 증거물 영상이 나왔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과거 서청원·정몽준 전 의원 등의 지역구였으나 지난해 총선에서 이수진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꺾는 등 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후보는 “동작구는 평균연령이 42세로 젊은 도시”라며 “월 20만원 지원 대상 청년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박 후보는 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에 대해 “현장 분위기와 여론조사는 많이 다르다. 끝까지 투표 결과를 지켜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녁 이세돌 전 프로기사와 ‘박영선의 힐링캠프’ 행사도 진행했다. 이 전 기사가 2002년 19세 나이로 국제대회(후지쓰배)에서 처음 우승할 당시, 박 후보는 MBC 기자로 인터뷰한 인연이 있다.

이 전 기사는 지난달 22일 이 같은 인연을 강조하며 유튜브 동영상을 올려 박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이 전 기사는 당시 영상에서 “(박 후보가) 알파고와의 대국 때도 응원을 와주셨고, 한돌(국산 바둑 AI)과의 은퇴 대국 때도 많은 힘이 됐다”며 “정치를 잘 모르지만 박영선 후보의 생각, (이를테면) 디지털 경제와 서울시 대전환 등이 우리 삶과 내 삶을 대전환시켜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이 전 기사는 이날 행사에서도 “상대당 후보가 어떻다 이런 건 전혀 없다. 다만 저는 박영선이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이젠 서울시장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힐링캠프 행사가 진행된 장소는 관악구다. 관악구엔 호남 출신 거주자가 많다. 전남 신안 비금도 출신인 이 전 기사의 등장이 이 지역 막판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기대가 민주당엔 적지 않다. 실제 정태호(관악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프로야구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 김성한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과 함께 다니기도 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선거 마지막에 지지층이 집결하면 반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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