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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물량 비상…2회 비축분 펼치면 교사ㆍ장애인 4월 접종 가능할까

중앙일보

입력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2분기(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정부가 2차 접종용 비축분 일부를 1차 접종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백신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도 “2분기 계획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달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내 65세 이상 입소자 37만7000명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교사 등 총 56만9400명에 대한 접종이 예정돼있다. 여기에 더해 이르면 5월 초부터 앞서 1차 접종을 마친 80만명에 대한 2차 접종도 진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제 백신 공급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비축분 물량을 푸는 방법을 쓸 수는 있지만 2차 접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2분기 계획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 “초도물량 풀어 요양병원 65세 접종 중”

3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동작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직원들이 다음달 1일부터 75세 이상 관내 어르신들에게 하루 동안 접종할 화이자 백신 50바이알 수량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3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동작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직원들이 다음달 1일부터 75세 이상 관내 어르신들에게 하루 동안 접종할 화이자 백신 50바이알 수량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0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말 아스트라제네카(AZ) 초도물량으로 확보한 157만 회분(78만5000명분) 가운데 2차 접종을 위해 비축해둔 백신 일부를 65세 이상 요양병원ㆍ시설 대상자 접종에 쓰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 37만7000명에 대한 백신 접종은 3월 말 도입될 AZ 코백스 물량 69만1000회분(34만5500명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방대본은 코백스측이 예정된 물량보다 40% 줄어든 43만2000회분(21만6000명분)을 4월 셋째 주 경에 공급하기로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백신 수급 차질로 당장 3월 말 물량이 빠듯해지자 비축해둔 2회차 물량을 풀어 접종을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초도물량을 풀 경우 당장 4월 예정된 신규 대상자에 대한 접종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발표된 예방접종 계획에 따르면 3월 말~4월 접종 대상자는 총 56만9400명이다.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자 37만7000명(3월 4주)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취약시설인 ▶장애인 시설 6만3000명(4월 2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2만7000명(4월 3주) ▶결핵 및 한센인 거주시설 400명(4월 3주) ▶노숙인 거주 및 이용시설 1만8000명(4월 4주) ▶교정시설 등 종사자 2만명(4월 2주)이 포함된다. 또 학교 및 돌봄 공간 관련으로는 ▶특수교육 종사자 및 유ㆍ초중등 보건교사 4만9000명(4월 1주) ▶어린이집 장애아 전문 교직원 및 간호인력 1만5000명(4월 1주)도 있다.

지난 2월 말 들어온 AZ 백신 157만 회분 중 1차 접종 대상자에게 쓴 80만 회분을 제외하면 남은 물량은 77만 회분이다. 여기에 4월 셋째 주에 들어올 AZ 코백스 물량 43만2000회분을 더하면 120만2000회분으로 늘어난다. 4월 예정된 56만9400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이어가도 63만2600회가 남는다.

5월 2차 접종과 신규 접종자 물량 조절이 관건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문제는 지난 2월 말 1차 접종을 시작한 80만명의 2차 접종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AZ 백신의 1차와 2차 접종 간격을 10~12주로 잡고 있다. 이에따라 이르면 5월 초부터 2차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남은 63만2000회분을 먼저 사용해도 16만8000회분이 부족하다. 만약 예정된 AZ 코백스 물량 167만 회분과 직계약분 700만 회분이 예정대로 들어온다면 867만 회분(433만5000명분)이 새로 생겨 숨통이 트일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5~6월에는 65~74세 이상 노인 494만명과 항공승무원 2만7000명, 사회필수인력 80만명 등 약 713만명의 대상자가 있다. 약 300만명분의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김동현 한림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단 1차 접종자라도 넓게 깔자는 전략인데 사용 가능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백신을 당겨서 쓸 경우 새롭게 들어온 물량의 경우 2차 접종분을 먼저 빼놓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미리 쓸 경우 예정된 물량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2차 접종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며 “한 번만 맞아도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생기긴 하지만 두 번 맞은 것보다는 못하다. 맞긴 맞았는데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어중간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펼칠 경우 2회차분에 문제가 없도록 정교하게 계산해야 한다. 만약 물량이 부족한 경우 신규 접종 대상자에 대한 접종을 뒤로 미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물량을 다 당겨서 1차 접종자를 늘려놨는데 갑자기 다른 백신 물량이 확 들어올 경우에는 애매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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