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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문경시 "엔딩 협찬문구 삭제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극 중 조선의 기생집에서 충녕대군이 구마사제에게 월병, 피단 등을 대접하는 장면. [사진 SBS '조선구마사' 캡쳐]

극 중 조선의 기생집에서 충녕대군이 구마사제에게 월병, 피단 등을 대접하는 장면. [사진 SBS '조선구마사' 캡쳐]

경북 문경시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사를 상대로 드라마 장소협찬 문구를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업들 이어 지자체도 '손절'

문경시는 27일 "드라마가 끝나기 직전 엔딩 자막으로 나오는 '문경시'라는 장소 협찬 문구를 지워달라고 요청했고, 지난해 지급한 영화·드라마 촬영 인센티브 환수 의사도 전달해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문경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있어 사극 촬영지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경시는 2019년부터 지역 명소 홍보를 위해 문경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는 제작사가 있으면 '촬영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제작비 3억원 이상 국내외 영화·영상물 중 문경에서 5회 차 이상 촬영하는 경우 지역에서 쓴 숙박비·식비·유류비·보조출연료 등 제작사 지출비용의 20%(최대 1000만원)를 지원한다.

조선구마사 제작사는 지난해 11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을 이용하는 등 문경에서 제작비용 18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문경시는 20%에 해당하는 360여만원을 인센티브로 지원했다.

문경시 관계자는 "앞으로 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과 관련한 제작비 지원계획은 전혀 없다"며 "역사왜곡 등 논란에 대해 제작사에 적극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조선구마사'는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외국인 사제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역사 왜곡과 동북공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또 백성을 아낀 것으로 알려진 태종이 아버지 태조 이성계의 환시(幻視)를 보고 무고한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역관에게도 무시당하는 장면 등 조선 왕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24일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해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 삭제해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SBS 측은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철저한 내용 검수를 통해 시청자께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경=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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