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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함께 사라졌다, CNN 시청률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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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18년 11월 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 도중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왼쪽)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8년 11월 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 도중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왼쪽)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미국 주류 방송사들의 시청률과 뉴스사이트 트래픽이 대선 직후에 비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된 데다 뉴스 메이커였던 트럼프가 무대 뒤로 사라진 영향이다.

폭스뉴스 5년 만에 다시 1위로 #WP·NYT도 온라인 트래픽 확 줄어 #‘포스트 트럼프’ 미국 언론의 역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포스트 트럼프 시대로 들어선 지 두 달 만에 언론 매체들이 혼돈의 트럼프 임기 동안 얻은 시청자와 독자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이었던 지난 1월과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월의 시청률 차이는 극명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콤스코어에 따르면 시청률이 가장 크게 떨어진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섰던 CNN이었다. 황금시간대를 기준으로 최근 5주간 시청률이 45% 급감했다. MSNBC의 시청률도 같은 기간 26% 하락했다.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도 시청률이 6% 떨어졌다. 하지만 CNN 등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케이블 방송 시청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미 대선 이전까지 폭스뉴스는 5년 연속 케이블 채널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다가 대선 이후 CNN에 선두를 뺏겼었다.

신문사들도 마찬가지다. WP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월 대비 2월 온라인 트래픽이 각각 26%, 17% 줄었다. 이를 두고 WP는 “트럼프 행정부에선 뉴스 매체들이 상당한 이익을 누렸다”며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 1년 전인 2014년 3대 주요 케이블 방송(CNN·폭스·MSNBC)의 황금시간대 시청자 수는 총 280만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3년째인 2019년에는 53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공백 효과는 일찌감치 예측됐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2019년 베니티페어 인터뷰에서 “트럼프 이야기에서 멀어지고 다른 이슈를 보도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매체들은 공격적 취재 등 정통 저널리즘 강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주류 언론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트위터 계정도 막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 마련에 나섰다. 지난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임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많은 회사와 접촉해 플랫폼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마 2~3개월 내 소셜미디어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정치 재개를 위해 팟캐스트 등도 활용하고 있다. 22일에는 폭스뉴스 평론가인 리사 부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재선 출마 여부를 얼마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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