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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막고 짐 내리는 렉스턴 "차 빼달라" 하자···되레 '욕설 폭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로변에 차를 붙여 세우지 않고 짐을 내리던 대구 달성군의 한 식당 측이 뒤따르던 차 운전자들의 항의에 약 6분간 욕설과 고성으로 맞서는 영상이 공개됐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봐주세요. 억울해서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3월 19일 오후 3시 15분쯤 대구 대실역 근처에서 있었던 일이다. 렉스턴 차량이 길 한가운데 정차하고 짐을 내리고 있었다”며 “당시 도로 상황이 다른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렉스턴 차량을 우회해서 지나갈 수 없는 상태였다. 뒤차 운전자가 짧게 경적을 눌렀지만 렉스턴 차주는 그걸 듣고도 당당하게 차량을 방치하고 갔다”고 했다.

도로변에 붙여 차를 세우지 않은 대구 달성군 한 식당 운영자가 되레 뒤차 운전자에게 막말을 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보배드림 캡처

도로변에 붙여 차를 세우지 않은 대구 달성군 한 식당 운영자가 되레 뒤차 운전자에게 막말을 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보배드림 캡처

영상에 따르면 차주가 식당에서 돌아왔다가 차를 빼지 않고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자 참다 못한 A씨는 약 1.5초간 경적을 눌렀다. 그러자 차주는 A씨를 향해 삿대질을 하다가 다시 또 그냥 들어가 버렸다. 이어 A씨가 “아저씨, 차를 이렇게 대놓으면 지나가기가 (불편하다)”라고 하자, 식당에서 차주의 아들이 나오더니 “지나갈 수 있다”고 되레 항의했다.

차주와 아들은 A씨를 향해 “그냥 지나가면 되지 않느냐”, “왜 경적을 크게 울리냐”, “가시라. 듣기 싫으니까 가시라”, “짐 싣는데 XX”등의 큰소리로 욕설을 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들을 말렸지만 욕설과 고성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실랑이는 렉스턴 차량이 이동하고 게시자 차량이 움직이기까지 5분 가량 이어졌다.

A씨는 게시판에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과 그 아들로 보이는 남자가 저를 몰아가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밀치기도 하고 욕하고 소리 지르는데 너무 몰아붙이니 정신도 없고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하는 건지 억울했다”고 했다.

이어 “집사람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울었다”며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상황을 처음부터 보던 주변 상인들도 그냥 쳐다만 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개XX야’라고 욕하길래. ‘이거 미쳤네’ 이러니 ‘미쳤다’고 받아쳤다”며 “저 골목에 있는 식당들 친구들과 안 가본 곳 없는 골목인데 이제 저 골목 식당들은 다 안 갈 것”이라고 적었다. “영상을 보시고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고칠 테니 조언을 해달라”고도 했다.

이에 공분한 일부 네티즌은 해당 차주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식당을 방문해 문 앞에 항의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대구 달성군 한 식당에서 한 작업자가 간판을 떼어내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대구 달성군 한 식당에서 한 작업자가 간판을 떼어내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23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OO식당 장사 접네요? 간판철거 중’ 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간판 철거하고 카카오맵에서 가게 삭제함. 바로 새로 간판 바꾸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장사할 거 합리적 의심 중”이라는 글과 함께 간판을 철거 중인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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