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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이 자급?…K배터리 3사, "유럽 시장 포기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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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독일에 있는 폴크스바겐 전기차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독일에 있는 폴크스바겐 전기차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자급 선언’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유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배터리 자체 생산능력을 갖출 시점도 불분명한데다 차별화한 기술력을 앞세우면 충분히 유럽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재 40GWh 규모지만 2025년엔 250GWh까지 급성장할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게 배터리업계의 계산이다.

K-배터리 3사, 유럽 투자 잇따라 확대

22일 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관계자는 한 목소리로 "폴크스바겐이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더라도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폴크스바겐이 배터리를 생산해도 공급처가 자사 차량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여러 자동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문업체 배터리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댔다.

우선 폴란드를 유럽 공략 기지로 둔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70Gwh의 생산 규모를 향후 100Gwh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폴란드 공장에 4조원을 투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까지 82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메르세데스벤츠ㆍBMW 등 유럽 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의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 직전 단계”라고 전했다.

"경량화·급속충전·주행거리서 우위" 

폴크스바겐이 2030년 20%의 차량에 대해선 외부 배터리를 쓰겠다고 발표한 점도 배터리 업체들로선 유럽 시장 공략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의 경량화와 급속 충전, 주행거리 등의 강정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1월 기준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중국 CATL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18.5%)이 2위, 삼성SDI(4.8%) 5위, SK이노베이션(3.9%) 7위다.

독일에 있는 폴크스바겐 전기차 공장. AP=연합뉴스

독일에 있는 폴크스바겐 전기차 공장. AP=연합뉴스

지난해 헝가리 법인의 흑자 전환(249억원)에 성공한 삼성SDI는 1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배터리는 그 소재를 담는 용기 모양에 따라 각형ㆍ파우치형ㆍ원통형 등으로 나뉘는데, 삼성SDI는 자신들의 주력제품인 각형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유럽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특히 배터리 양산 기술을 고도화해 생산원가 20%를 절감해 중국 업체에도 가격경쟁력에 밀리지 않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 30GWh 규모의 제3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착공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8년까지 2조6000억원을 이곳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첫번째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서 헝가리 법인이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 게 계기다. 주요 고객은 현대차와 기아, 다임러 등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폴크스바겐이 배터리 자급화 선언을 한 뒤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폴크스바겐이 한국 배터리 회사들의 플러그를 뽑아버렸다”고 보도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완성차업계는 향후 몇 년 간 더 아시아의 배터리 공급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폴크스바겐 계획에 대한 우려는 과도해보인다”며 “폴크스바겐 신규 배터리 협력사의 기술이 검증되지 않아 실제 달성 가능한 목표라기보다 선언적 의미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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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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