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목표 향해 돌진할 때 ‘낯선 자아’를 꺼내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28호 21면

나는 왜 내가 낯설까

나는 왜 내가 낯설까

나는 왜 내가 낯설까
티모시 윌슨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나한테 이런 면이?’라며 자신에게 깜짝 놀랐던 경험,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어디 행동뿐이겠는가. 스스로 든 감정에 대해서 아리송할 때도 왕왕 있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나’란 생각이 대표적이다. 대다수 사람이 나 자신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행동과 감정을 마주할 때면 당혹스러움을 넘어 혼란을 겪곤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미국 심리학자인 저자는 내면에 숨겨진 ‘무의식’이 때때로 자기 자신을 낯설게 한 결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무의식은 그간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전개해온 개념과는 다소 다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출현을 ‘억압’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평소 억눌러왔던 의식이 특정 상황에서 본인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표출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저자는 ‘효율성 추구’라는 인간 본성 때문에 무의식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몇 초 안 남은 농구 경기 상황에서 선수가 무의식적으로 드리블에 집중하는 것은 ‘골’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적응 무의식’이라고 새롭게 규정했다. 인간은 생존에 이롭게 움직인다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접근한 방식이다. 책은 오롯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작동하는 무의식 체계 전반을 살핀다.

‘낯선 자아’가 개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저자는 적응 무의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행동을 관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응 무의식의 열망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반대로 본인의 약점은 어떨 때 극명하게 드러나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게 핵심이다. 자기 성찰을 통해 행동과 사고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다 보면 본인이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관건이다.

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