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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별점이 뭐길래…전담 대응팀까지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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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네이버는 식당·카페 등의 ‘별점’을 없애고 인공지능 기반 ‘태그 구름’을 도입한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식당·카페 등의 ‘별점’을 없애고 인공지능 기반 ‘태그 구름’을 도입한다. [사진 네이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가 늘면서 이를 둘러싼 식당과 소비자 간 갈등·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허위 리뷰’나 ‘별점 테러’(의도적으로 낮은 평점을 주는 행위)로 식당 영업에 피해를 주고, 일부 식당은 박한 후기에 섣불리 대응했다가 더 큰 화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배달 앱 운영사가 더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허위리뷰·별점테러로 #음식점주와 갈등·분쟁 빈발 #배달앱, 리뷰관리 개선책 마련 #네이버, 별점평가 아예 없애기로

18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는 앱 이용자들의 ‘별점 테러’를 당하고 사장이 사과하는 곤욕을 치렀다.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실망스럽다”는 리뷰를 남기자, 사장이 “앞으로는 매장·메뉴 설명이나 리뷰를 잘 읽어보고 주문하라”고 답글을 남긴 게 화근이었다. 고객과 주인이 댓글로 갈등을 겪자 소비자들이 일제히 “손님을 조롱하는 건 뭐냐”, “리뷰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건 알겠는데 손님을 이렇게 대하면 되겠냐”는 후기를 올리며 평점으로 별 한 개(다섯개 만점)를 몰아줬기 때문이다. 해당 카페 사장은 결국 “저희 매장은 친절함이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 실망을 드려 거듭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내고 물러섰다.

배달앱 리뷰를 둘러싼 논란에서 개인이 표적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엔 주문한 음식을 개수대나 쓰레기봉투에 버리거나 반려견에게 먹이는 사진을 올린 리뷰가 인터넷상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허위 리뷰도 극성이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 관계자는 “지난해 8~9월 집중 모니터링 기간에 허위 리뷰 2만5000여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난해 3월 경쟁 음식점에서 돈을 받고 가짜 리뷰를 조직적으로 쓴 리뷰 조작 업체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앱을 매개로 음식점과 손님 간 직접 소통이 증가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와 음식점이 플랫폼(앱) 안에서 분쟁을 겪는데 플랫폼 사업자가 가만히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 민원 센터를 확대하는 등 중재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달 앱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배달 앱 시장 1·2위인 배민과 요기요는 리뷰 관련 전담 대응팀을 운영하고 음식점주들에게는 리뷰 관리나 고객 응대법을 안내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7월 후기 작성 기한을 주문 후 7일에서 3일로 줄이고 후기 재작성을 금지하는 내용의 리뷰 관리 개선책을 내놓기도 했다. 배달앱은 아니지만 최근 네이버는 소상공인이 겪는 피해가 크다는 이유로 식당·카페 등에 대한 ‘별점 평가 시스템’을 없애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은 2019년 7조원에서 지난해 11조6000억원 규모로 대폭 성장했다. 배달 앱 월 이용자 수도 2013년 87만명에서 지난해 8월 기준 2700만명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배달 앱 관련 월별 소비자 상담 건수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해 1월 23건에서 같은 해 12월 58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단순 불만이나 문의 등도 포함된 수치로 지난해 총 상담 건수는 432건이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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