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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예능에 나오는 시장 후보들…"홍보방송이냐" 갑론을박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과 2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국민의당 의원이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라이벌인 둘은 모두 ‘공부’를 주제로 한 인기 유튜브 채널을 선택했다.

유튜브 예능채널에 출연한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 유튜브 캡처

유튜브 예능채널에 출연한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 유튜브 캡처

오 전 시장은 구독자 102만 명을 가진 '공부의신 강성태' 채널에 출연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단권화 공부법'을 공유했다. 이 채널은 공부법, 동기부여 영상을 다루는 채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 차례 출연했다. 오 전 시장의 영상을 본 구독자들은 "공부의신 채널 섭외력이 좋다" "정치 행보는 젖혀두고 공부 자체로는 배울 것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공부왕찐천재'(카카오TV 소속) 채널에 출연했다. '전국 수석을 아깝게 놓친 이유'라는 주제로 방송을 했다. 구독자들은 "나 의원에게 인간적인 모습이 보인다" "꼭 당선돼서 서울을 탄탄하게 세워달라"는 응원 댓글을 적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후보가 먼저 유튜브 예능에 출연 부탁을 한 이후 유력 후보들도 국민과 소통하는 차원에서 잇따라 출연하고 있으며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방심위 "유튜브는 선거법 문제없는 SNS"

일부 네티즌은 유튜브 예능이 선거법상 형평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지적도 했다. 방송의 경우, 앞서 지난 1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나 전 의원이 '종편 예능방송’에 출연하면서 정치권에 예민한 반응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 혹은 후보가 되려는 자는 선거일 전 90일부터(재보궐 선거는 6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보도·토론방송 외의 방송에 출연하면 안 된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박 서울시장 후보와 나 전 의원의 TV조선 '아내의맛' 프로그램 출연은 선거일 전 60일보다 앞섰기 때문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심위는 시장 후보들의 유튜브 출연과 관련해 "선거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유튜브 예능은 방송이 아닌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 포함된다"며 "SNS상 선거운동이 자유인 만큼 선거 직전 출연이라도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종편 예능에 출연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TV조선 캡처]

종편 예능에 출연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TV조선 캡처]

"이미지 메이킹용" 비판도

일부 유튜브 구독자들은 채널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정치인의 이미지 만들기용 콘텐트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공부의신 채널의 한 구독자는 "고등학생 학부모로서 이런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부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공부왕찐천재의 한 구독자는 "서울시장과 연관이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적었다. "부를 거라면 (여권인) 박영선도 함께 부르라"며 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을 앉혀두고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방송 포맷은 후보자의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선거 때는 시민들이 후보자의 정치적 철학과 능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예능 유튜브를 통해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유권자에 다가가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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