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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토마토 즐기면 병원 갈 일 확 준다

중앙일보

입력

◆채소.과일의 라이코펜 함유량(100g당)
토마토 4.4~11.3㎎
수박 2.3~7.2㎎
자몽 2.1~3.4㎎
구아바 3.3㎎
살구(건조된 것) 0.9㎎
살구 캔 0.06㎎

◆토마토 제품의 라이코펜 함유량
토마토 주스 1잔 25㎎
스파게티의 토마토 소스 반 컵 28㎎
토마토 퓨레 2 숟갈 14㎎
토마토 케첩 1숟갈 2.7㎎

◆전립선암과 음식
나쁜 음식:총 지방, 포화 지방, 적색육, 낙농 제품
좋은 음식:콩류의 아이소플라본, 셀레륨, EPA, DHA, 비타민 D, 비타민E, 라이코펜

의사들이 토마토를 주목하면서 동시에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루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는 서양 속담 대신 "매일 토마토를 한 개씩 먹으면 의사의 안색이 붉어진다"는 말이 공공연히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제철을 맞은 여름 채소의 우등생 토마토는 의사가 수입 감소를 두려워할(?) 만큼 건강에 유익하다. 건강의 주역은 붉은색을 띠는 색소 라이코펜(lycopene). 라이코펜은 베타 카로틴.루테인과 함께 카로티노이드 삼총사로 유명하다. 토마토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지만 수박.자몽.살구.구아바(열대 과일) 등에도 상당량 들어 있다.

◆ 전립선암 치료에 유용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40 ~ 75세 남성 4만8000명을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매주 10컵 이상 토마토 주스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은 서구인에게 흔하나 국내에서도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 등 식생활 변화로 최근 발생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전립선암에 관한 한 토마토와 라이코펜은 단순히 예방을 넘어 치료에도 상당히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세대 황은선(식품독성학)연구교수는 "토마토 소스나 파스타 요리를 이용해 라이코펜을 매일 30㎎씩 제공한 결과 DNA(유전자) 손상물질을 감소시키는 등 전립선암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섭취한 라이코펜이 주로 전립선에 축적돼 암 치료를 돕는다는 것.

그러나 국내 중.노년 남성에게 흔한 전립선 비대증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동물이나 암세포를 이용한 일부 실험에선 라이코펜이 폐암.간암.위암.유방암.자궁경부암.대장암.방광암 등에도 효과를 보였다. 한림대 실버생물산업기술연구센터 김은지 연구교수는 "사람의 대장암 세포(HT-29)에 라이코펜을 3일간 투여했는데 암세포가 60% 가량 줄었다"며 "베타 카로틴.루테인 등도 투여했지만 라이코펜의 항암 효과가 가장 컸다"고 소개했다.

◆ 항산화 작용으로 유해산소 없앤다
라이코펜 지지자들은 유해산소 이론을 내세운다.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이 몸속에 쌓인 유해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질병을 예방.치료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해산소가 축적돼 발병하는 동맥경화.피부 노화.황반 변성을 라이코펜으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불충분하다. 미국 매요 클리닉은 "라이코펜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지는 않는다"고 못박았다.

◆ 보충제의 효과는 아직 미지수
미국.유럽의 건강보조식품 가게에선 토마토의 라이코펜을 캡슐에 담은 보충제(상품명 Lyco-O-pen, Lyc-O-Mato)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엔 아직 수입되지 않고 있다. 또 센트룸 등 일부 종합영양제에도 라이코펜이 들어 있으나 극소량이어서 질병의 예방.치료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라이코펜 보충제를 해외에 나가서까지 구입할 필요는 아직 없을 것 같다. 지난해 11월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에 따르면 토마토는 전립선암 치료에 유익했으나 라이코펜만으론 뾰족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 전립선암에 걸린 쥐에게 토마토 분말이 든 사료를 먹였더니 일반 사료를 먹은 쥐에 비해 사망률이 26%나 낮아졌다. 그러나 라이코펜만 사료에 타서 먹인 쥐의 사망률은 다를 게 없었다.

부산대 식품영양과 박건영 교수는 "토마토엔 라이코펜 외에 비타민 C.루테인.토마틴 등 다양한 건강 성분이 들어 있다"며 "이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 암을 예방.치료한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보충제를 복용하더라도 토마토와 함께 먹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보충제는 임신 중이거나 모유를 먹이고 있는 산모에겐 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섭취시 주의사항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지방에 녹는 물질이어서 체내 흡수가 잘 안 된다. 따라서 더 많은 양을 흡수하려면 토마토를 열처리하거나 올리브유 등 기름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라이코펜은 비타민 C와는 달리 가열 조리해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토마토를 익혀 먹으면 단맛이 오히려 더 강해진다. 국.찌개 등에 넣어 먹으면 짠맛이 느껴져 소금 섭취량도 줄일 수 있다. 또 토마토 특유의 풋내를 없애는 작용을 한다. 스튜나 미트 소스를 만들 때 토마토를 넣고 삶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

지용성인 라이코펜은 소변 등을 통해 빠져나가는 수용성 물질과 달리 몸안에 오래 축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다할 부작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토마토와 케첩 등 토마토를 원료로 한 식품은 산이 강해 위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라이코펜이란

토마토 등 붉은 색 채소.과일의 색소 성분으로 항산화.항암 작용을 한다. 항산화 비타민으로 유명한 베타 카로틴, 눈을 좋아지게 하는 루테인과는 '사촌'간으로 셋 다 대표적인 카로티노이드다. 미국인의 경우 라이코펜의 약 80%를 토마토와 토마토 가공식품을 통해 공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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