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민 해설위원 "명승부 있는 곳엔 제가 있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2.28 23:21

업데이트 2021.02.28 23:43

현영민 해설위원은 2021시즌에도 K리그 해설을 책임진다. 현 위원은 날카로우면서도 재치 넘치는 분석으로 호평이다. 김상선 기자

현영민 해설위원은 2021시즌에도 K리그 해설을 책임진다. 현 위원은 날카로우면서도 재치 넘치는 분석으로 호평이다. 김상선 기자

"올해도 명승부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제 목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2002년 멤버, K리그 레전드 출신 해설자
4년 차 달변으로 호평 "올해도 맡겨달라"
매일 경기 준비 3시간, 손글씨 자료 정리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맞이해 현영민 JTBC 해설위원을 인터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리그 일정을 27라운드로 줄인 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 38라운드 체제 돌아왔다. 27일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공식 개막전으로 막을 돌렸다. 이에 앞서 만난 현 해설위원은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알기 쉽고, 재밌는 축구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전북의 K리그 우승 현장. 우승 후 은퇴식을 한 동갑내기 전북 공격수 이동국(왼쪽)을 인터뷰하는 현영민 위원. [사진 현영민]

지난 시즌 전북의 K리그 우승 현장. 우승 후 은퇴식을 한 동갑내기 전북 공격수 이동국(왼쪽)을 인터뷰하는 현영민 위원. [사진 현영민]

많은 K리그 구단은 올겨울 제주 서귀포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다. 코로나19로 기존 유럽, 동남아, 일본 등 해외 전지훈련이 어려워져서다. 현 위원은 사비를 들여 제주로 떠났다. 각 구단의 새 시즌 전력을 분석했다. 두꺼운 노트엔 각 팀의 전술, 신인 선수, 이적 선수 등 각종 데이터가 정리돼 있다. 현 위원은 "현역 시절 같이 뛴 선수들도 많지만, 신인 선수들이나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선 잘 모른다. 이들의 경기력을 직접 체크하기 위해선 나도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현 위원은 2002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같은 해 한일 월드컵에 참가해 4강 신화를 경험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정교한 킥력이 주 무기였다. 또 장거리 스로인 능력이 뛰어나 '인간 투석기'로 불렸다. 2006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제니트로 이적해 한 시즌 뛰었다. 이후 서울, 성남FC를 거쳐 2017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은퇴할 때까지, 16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부분 측면 수비수로 뛰었다.

현 위원은 현역 시절 K리그1 우승 3회, 2002년 한일월드컵 참가 등 경력이 화려하다. 비결은 노력이었다. 해설자로 변신한 그는 손글씨로 자료를 정리해 중계를 준비한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현 위원은 현역 시절 K리그1 우승 3회, 2002년 한일월드컵 참가 등 경력이 화려하다. 비결은 노력이었다. 해설자로 변신한 그는 손글씨로 자료를 정리해 중계를 준비한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K리그 통산 기록은 437경기 9골 55도움. 우승 기록도 3회다. 현 위원은 "현역 감독과 코칭스태프 대부분은 함께 선수 생활을 한 선후배들이다. 나를 보면 '우리 팀 몇 등 할 것 같냐'고 묻더라. 경기 전 각 팀 사령탑들이 귀띔해주는 경기 운영 계획은 나만의 해설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4년 차 해설자가 된 그는 선수들과 편안하면서도 날카로운 해설로 호평이다. 비결은 손글씨다. 그는 여전히 해설 자료를 볼펜으로 A4 용지에 꾹꾹 눌러쓴다. 매 시즌 100여 장짜리 자료집을 만든다. 또 매일 2~3시간씩 축구 영상을 보는 데 할애한다. 현 위원은 "손으로 직접 써서 기록해야 머릿속에 더 잘 남는다"며 웃었다.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해설 자료 체크하는 현영민 해설. [중앙포토]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해설 자료 체크하는 현영민 해설. [중앙포토]

올 시즌 관전 포인트로는 울산과 전북의 우승 경쟁을 꼽았다. 양 팀 사령탑이 바뀐 데다 전력 보강까지 탄탄하게 해서 치열한 시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일월드컵 멤버들이 감독, 경영인, 행정가로 합류한 것도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2년 주장이었던 홍명보는 울산 신임 감독으로, 최고 스타 박시정은 전북 어드바이저(조언자)로 부임했다. '초롱이' 이영표는 강원FC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진공청소기' 김남일과 '설바우두' 설기현은 각각 성남과 경남FC에서 2년 차 사령탑 시즌을 맞는다. 현 위원은 "워낙 능력이 좋은 선후배들이다.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K리그의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영민은 유독 우승 현장 중계가 많았다. 사진은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해설 당시. [사진 현영민]

현영민은 유독 우승 현장 중계가 많았다. 사진은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해설 당시. [사진 현영민]

현 위원의 올 시즌 계획은 지난 시즌처럼 많은 우승 현장을 누비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을 태국 현지에서 현장 중계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우승했다. FA컵 결승에서 전북이 우승할 때 중계석을 지켰다. K리그1 전북 역전 우승 현장에도 있었다. 현장은 아니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스튜디오 중계를 맡아 울산이 우승을 함께 했다.

현 위원은 "지난해 한국 축구와 관련된 모든 우승 현장을 경험했다. 특히 K리그1 우승은 전북보다 울산이 더 가능성이 컸는데, 내가 찾은 경기에서 뒤집혔다. 좋은 기운을 몰고 다니는 것 같다. 이쯤되면 해설자로 우승 현장 트레블(3관왕), 아니 쿼드러플(4관왕)"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면서 "올해도 우승의 현장, 명승부 현장에서 생생한 축구 이야기를 전하겠다. 기대해달라"고 각오를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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