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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의 눈은 세이브가 아닌 블론세이브에 있다

중앙일보

입력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 김민규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 김민규 기자

"세이브보다는 블론세이브를 줄이는 것."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39)의 2021시즌 목표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개인 기록보다는 그만큼 팀의 승리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주부터 경산볼파크에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이동해 훈련중이다. 18일 만난 오승환은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훈련한다. 우리 팀 뿐 아니라 모두 같은 조건이다. 지금까지는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오승환은 기록의 사나이다. 2005년부터 10시즌(해외 진출 2014~19년 제외) 동안 295세이브를 올렸다. 통산 세이브 1위. 5개만 추가하면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다. 오승환은 "올해 세이브 숫자를 목표로 잡진 않았다. 팀 성적을 위해서라도 블론세이브를 줄이는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우리 나이 마흔이지만 오승환의 기량은 여전하다. 복귀 첫 해인 지난해 전반기(18경기 1승2패 2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5.03)엔 고전했지만, 후반기(27경기 2승 12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오승환은 "기술적으로 올 시즌 많은 걸 바꾸려고 하진 않는다. 스피드와 몸의 회전력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는 투구 템포가 조금 빨랐는데, 올해는 여유있게 가져가려고 폼도 수정중이다. 팬들이 기대하시는 직구도 보여드리고 싶다. 주무기가 더 좋아지면 다른 구종도 위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했다.

오승환은 팀에 합류한 뒤 젊은 삼성 투수진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오승환은 "나이 차가 있지만 편하게 얘기한다. 홍정우, 이승현, 양창섭, 김윤수 등 많은 선수들과 이야기한다. 후배들이 물어본다기보다도 편하고, 재미있게 야구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그는 "내가 팀을 이끈다는 생각보다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 역시도 배우는 점이 많다. 서로 의지하고, 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현재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팀이다. 오승환은 "인터뷰 때마다 많이 기대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올해는 정말 많이 기대한다. 오재일도 합류했고, 기존 선수들도 포스트시즌에 못 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지난해에도 좋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기간을 길게 끌고 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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