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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퍼, 잘 치기보다 중요한 잘 입고 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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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해 젊은 감각으로 리뉴얼한 슈페리어 SGF67골프웨어. [사진 슈페리어]

올해 젊은 감각으로 리뉴얼한 슈페리어 SGF67골프웨어. [사진 슈페리어]

한국은 골프 패션 강국이다. 골프용품 전체 시장 규모는 세계 3~4위지만, 의류로 한정하면 전 세계 최고(매출액 기준)다. 업계는 2019년을 기점으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해 1위가 된 거로 보고 있다. 한국 골퍼는 미국 골퍼보다 의류에 7배(추산)의 돈을 쓴다는 얘기도 있다.

골프 패션 브랜드 치열한 전쟁 #일본 제치고 매출 전 세계 1위로 #올해 브랜드 100→150개로 급증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여성은 인스타그램 등에 올릴 예쁜 골프복을 찾고, 남성은 골프복을 일상복으로 입는다. 지난해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골프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대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골프 인구가 더 늘었는데, 특히 패션에 신경 쓰는 젊은 층이 증가해 시장은 더 커지는 중이다.

국내 골프 의류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3조(업계 추정)~5조 원(골프레저산업연구소) 규모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골프 의류를 내세운 브랜드는 100개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는 경쟁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자고 일어나면 새 브랜드가 나온다. 업계는 올해 기존 브랜드의 절반 가까운 50개 정도의 새 브랜드가 출시되는 거로 예상한다.

G/FORE

G/FORE

미국이나 일본의 골프용품사가 한국에 들어오면 용품+의류 회사가 되는 현상은 관례로 굳어졌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과 PXG의 성공에 자극받은 미즈노와 혼마가 지난해 의류 브랜드를 출시했다. 메이저 브랜드인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도 올 하반기 의류 전쟁에 가세한다. 캘러웨이는 외부업체에 라이센스를 줬던 걸 거둬들여 직접 의류를 제작한다.

해외 브랜드 수입도 봇물이다. 최근 가장 핫한 골프 의류 브랜드 지포어(G/FORE)는 지난해 국내 팝업 스토어에서 검증을 마쳤다. 올해는 백화점에 입점했고,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말본골프, 이노스, 혼가먼트 등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글로벌 브랜드도 국내에 상륙했다.

타이틀리스트

타이틀리스트

지난해 론칭한 사우스케이프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데 힘입어 국내 신규 브랜드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LF가 11년 만에 골프 브랜드 더블플래그와 닥스 런던을 내놨다. CNN 어패럴, 씨드느와, 페어라이어 등 생소한 브랜드가 등장했다. 전통 브랜드는 리뉴얼이 한창이다. 과거 최경주가 모델로 활동했던 슈페리어는 젊은 모델을 등장시켜 이미지를 확 바꿨다. 링스, 엘르 골프 등도 젊게 바뀌고 있다.

골프 패션 전문 온라인 편집숍도 생겼다. 코오롱FnC가 만든 ‘더 카트 골프’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젊은 층 대상의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도 모바일 홈 화면에 골프 섹션을 신설했다.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매출 증가는 6%에 그쳤다. 대부분 브랜드가 타깃을 젊은 층으로 잡아 좁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젊고 날씬한 사람만을 위한 브랜드로 획일화된다는 비판도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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