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2000억’ 옵티머스 피해자들 “사기 가담 기관들 영업 취소하라”

중앙일보

입력 2021.02.17 20:50

업데이트 2021.02.18 11:39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 연합뉴스

1조2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옵티머스 자산운용 피해자들이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영업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옵티머스 피해자 일동 등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금융감독원 앞에서 ‘NH투자증권의 영업취소와 하나은행, 예탁결제원의 중징계를 결정하라’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펀드를 모집했고,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심사 과정에서 상품 구조 등을 적절하게 확인하지 않았다. 공공기관 발주 사업의 확정매출채권 만기는 통상 30일 이내의 단기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6개월 이상의 만기를 지닌 옵티머스 펀드를 수수료를 위해 판매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예탁결제원은 옵티머스의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이름을 바꿔 기재해 피해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18일 NH투자증권, 하나은행 예탁결제원에 대한 제지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NH투자증권의 가입 권유와 정보제공에 전적으로 의존해 옵티머스에 가입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NH투자증권은 배상하기는커녕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면서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NH투자증권은 피해금액의 40~70% 수준의 유동성 지원을 조건, 기한을 붙여 차등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체 피해고객의 대부분(77%)을 차지하는 3억 이하 투자자에게는 70%의 유동성을 지원했으며 소수의 10억 이상 투자자에게만 40%를 지원했다는 게 NH투자증권 측의 입장이다. 피해자들은 “유동성 지원이란 결국 대출을 뜻하는 것인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해야 하고 고율의 법정이자까지 부담하라는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법적 소송을 하도록 유도해 2차 가해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금감원도 옵티머스 사태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7월 말 내부 횡령, 부실 운영 등으로 자본금이 부족하게 된 옵티머스 측이 기업을 통한 자금 확충 방안을 제시하자 금감원은 이를 문제 없다고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 측이 금감원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피해자들은 금감원을 향해 “사기판매에 가담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영업 취소를 명하라”며 “예탁결제원은 공공기관으로서 더욱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고 금융정의가 바로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경영진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900여명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각종 불법 거래를 무마하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권에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는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다. 환매 중단으로 인한 전체 피해 금액(5100억원)의 84%에 달하는 4327억원을 판매했다. NH투자증권은 자신들도 옵티머스 측이 사기 행각에 속은 피해자라고 맞서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진행될 제재심 등에 성실히 응하고 당사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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