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1년 넘기자 "에취"···콧물·재채기 심해졌다면

중앙일보

입력 2021.02.14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우리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고향 방문과 친지 모임이 어려운 이번 설 연휴, 놓치고 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다섯 번째는 알레르기 비염입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코 건강 지키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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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이 집 안에서 주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요즘 콧물이 자주 흐르고 재채기, 코막힘 같은 증상이 생긴 것 같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천으로 된 커튼이나 소파, 카펫 등에 붙어있는 집먼지진드기는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큰 원인이다. 평소에는 없었던 알레르기 반응이 갑자기 생길 수는 없지만, 예전에는 그 증상이 적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반면 최근 실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증상을 좀 더 심하게 느끼게 됐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알레르기 비염은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큰 불편함이 없도록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함께하는 가족 건강 챙기기⑤

진드기가 원인

알레르기 비염은 말 그대로 코에 염증(炎症)이 발생하는 병이다. 실내의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비듬 등과 실외에서 노출될 수 있는 꽃가루 등이 항원이 되어 발생한다. 코점막이 빨갛게 부어올라서 코가 막히고 콧물이 많이 나오고 코점막이 자극되어 간지럽고 재채기가 발생한다. 이차적으로 축농증이 자주 발생하고 눈도 가렵다. 눈 가려움증은 알레르기 결막염으로만 생각하고 안약만 넣으면 절대로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는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알레르기 비염의 여러 항원 중에서도 침구류나 천으로 된 소파에 특히 많이 서식하는 큰다리먼지진드기, 세로무늬 먼지진드기 등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흔한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과반수가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 면역반응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만 실제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평소 증상이 없었더라도 자주 심하게 집먼지진드기에 노출되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서 제대로 된 항염증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면 중 숙면을 못 하고 매우 얕게 수면하는 상태(미세 각성)가 일반인보다 10~50배 증가한다. 또한 수면 중 호흡 장애까지 같이 나타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이 매우 높다. 이러한 결과로 만성피로, 우울증 및 불안 등의 정서장애까지 생길 수 있고 학생의 경우 학습장애가 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는 어떻게

알레르기 비염에서 가장 효과적인 항염증 치료제는 코에 뿌리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다.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만 코막힘, 눈 가려움증, 수면장애 등을 모두 개선할 수 있다. 몇 번 뿌리고 효과가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매일 1주 이상 뿌리면 그 어느 약보다 효과가 가장 좋다. 간혹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찾아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고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걱정돼 사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대부분 몸에 흡수돼도 99% 이상 분해되어서 없어지기 때문에 만 2세 아이들부터 안전하게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알레르기비염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많은 환자가 빠른 효과가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약이 혈중에 있는 동안에만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는 증상완화제이지 염증을 조절하는 약이 아니다. 염증의 결과로 수많은 염증 물질이 나오는데 그중 하나인 히스타민으로 인한 증상만을 호전시켜 주는 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데도 증상이 나타나면 일시적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 방법이다.

알레르기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면역치료를 해야 한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에 대해 ‘백신’ 역할을 하는 항체가 몸속에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대략 80%~90%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고 3~5년 정도 지속하면 모든 약을 끊을 정도로 좋아질 수도 있다.

진드기 서식지 없애야

알레르기 비염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알레르기 비염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대기 중의 습도뿐만 아니라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는 카펫이나 소파, 매트리스, 의복 등의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습도가 떨어져 집먼지진드기가 죽는데 약 2개월 정도 소요되고, 죽더라도 시체가 남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실내 환경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가정 내 습도는 40~50%를 유지한다. 집먼지 진드기는 주변 공기 중 습기를 흡수해서 수분섭취를 하기 때문에 습도가 낮으면 살 수가 없다. 하지만 너무 낮으면 사람이 호흡하기에 불편할 수 있으므로 대략 40% 정도가 적정 수치이다.

침구류는 정기적으로(2~3주에 1회)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 집먼지진드기는 고온에서 죽는다. 하지만 고온으로 죽이기만 하면 집먼지진드기 배설물과 시체가 그대로 남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뜨거운 물로 빨아서 집먼지진드기를 죽이고 다시 또 헹궈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구류 세트를 2개를 사 놓고 세제 없이 빠는 것이 좋다.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를 알레르겐 방지용 덮개로 싸주는 것이 좋다. 이불, 침구 커버 등은 고온으로 빨아서 집먼지진드기를 없앨 수 있지만 베게 솜이나 매트리스 안에 집먼지진드기가 사는 경우에는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물로 빨기 어려운 침구류는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지 못하고 미세한 배설물이 아예 들어가지 못하도록 비투과성 특수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예방에 중요하다.

카펫, 털이 많은 동물, 천 소파, 천 커튼,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물건 등은 치운다. 집먼지진드기는 섬유, 털 등에 붙어서 서식한다. 따라서 서식지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고 먼지가 모이는 곳에 알레르겐도 많으므로 먼지가 모일 수 없도록 집안을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헤파 필터(HEPA filter; High Efficiency Particulate Filter)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로 자주 청소를 한다. 일반 진공청소기는 항원이 기계 안으로 빨려들어 온 후 큰 물질은 필터에 걸러지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작은 항원들은 기계 밖으로 다시 배출돼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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