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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도 찾는 ‘수다어플’…인기 많은 클럽하우스, 말도 많다

중앙일보

입력

"말로 하는 트위터" ‘클럽하우스’ 인기

화상이 아닌 음성을 교류하는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가 화제다. 클럽하우스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앱에 가입된 이들에게 초대를 받아야 한다. 영상이나 채팅 없이 음성으로만 교류한다. 원하는 분야의 방을 찾아 들어가서 쉽게 대화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이용자들이 말하는 장점이다. 스타트업계에서 일하는 클럽하우스 이용자 황지홍(32)씨는 "일종의 말로 하는 실명 트위터"라고 비유했다. 사용자는 자신의 채팅방을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고 청취자도 원할 경우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 어플의 모습 [사진 애플 앱스토어 캡쳐]

클럽하우스 어플의 모습 [사진 애플 앱스토어 캡쳐]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소셜미디어 서비스다. 애플스토어에서 지난주에만 110만 회 다운로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클럽하우스에서 공매도 설전을 벌인 뒤 입소문을 탔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일상이 이어지며 소통 욕구가 커지는 가운데 얼굴 대신 음성으로만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어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아이폰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는 클럽하우스 가입 초대권이 거래될 정도로 인기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서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진 당근마켓 캡쳐]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서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진 당근마켓 캡쳐]

토론·의견 공유 쉬운 것이 매력 

황씨는 "누군가 가입하면 그 사람을 아는 이들의 축하 방이 자동으로 만들어져 대화하고 교류하는 사회적인 공간의 느낌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 인권 관련 대화를 하고 싶어서 가입한 친구가 있다. 얼굴을 보이지 않고 음성으로만 편안하게 전 세계 사람들과 관련 이슈를 토론하고 의견을 쉽게 공유하는 것이 클럽하우스의 매력"이라고 했다.

지난주에 가입한 직장인 이모(32)씨는 "라디오나 TV토론 프로그램에서 전화 연결을 쉽게 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특정 다수가 마이크 얻을 기회가 있고 관심 분야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실시간 팟캐스트와는 다른 점"이라고 했다.

이용자들은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 클럽하우스 캡쳐]

이용자들은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 클럽하우스 캡쳐]

저작권, 진입장벽 문제될 수도 

음성기반 앱이다 보니 저작권 관련 우려도 나온다. 일부 사용자들이 오디오북처럼 책을 그대로 낭독하거나 음악을 들려준다는 이유에서다. 전홍규 변호사는(법무법인 해랑) "책 일부를 발췌해 읽는 건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지만 장시간 음악을 틀어주는 행위는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면서 "유튜브의 경우 일부 채널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되고 가이드라인이 생겼다. 클럽하우스도 이용자가 더 많아지면 저작권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각장애인 배제 지적

해외에서는 클럽하우스 앱이 청각장애인들을 배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유럽 등 일부 이용자들은 음성에 대한 보완으로 음성 자동 자막이나 채팅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상회의 앱 '줌'은 키보드로 대화가 가능하고 '유튜브'는 자막 기능이 활성화되어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는 장치들을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이용자만 사용가능하다. [중앙포토]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이용자만 사용가능하다. [중앙포토]

청각장애를 가진 '오늘의 작가상' 수상 소설가 김초엽씨는 "클럽하우스는 원천적으로 청각 장애인을 차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모순적이라고 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이 플랫폼에서 다양성과 장애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8일 중앙일보에 "자동자막이나 채팅방 관련 논의 등 해외 이용자 지적처럼 클럽하우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분짓기 욕망…. 포용적 전략도 필요"

클럽하우스 인기에 대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보가 난립하는 사회에서 검증된 이들로부터 양질의 정보를 획득하려는 욕구와 타인과 나를 구분 짓고 자신을 계층화, 차별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이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적으로 사람들이 인지하고 공개된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면 청각장애인 관련 논의처럼 포용적인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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