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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어 남아공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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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EPA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EPA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이달 중순부터 접종하려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스위스에 이어 남아공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류 결정이 나온 것이다.

남아공 정부는 인도 제약사 세룸인스티튜트가 위탁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100만회분을 이달 초 받았다. 다음 주부터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먼저 접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는 추가적인 자료가 확보돼 과학자들의 조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몇 주 내로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보급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 연구진은 2026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는 방식으로는 남아공 변이로 인한 코로나 경증과 중등증 증세를 막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시험에 참가한 2026명 중 남아공 변이에 걸린 사람이 39명에 그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 변이에 대한 효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 표본이 지나치게 적었다.

또한 시험 참가자 2026명의 평균 연령이 31세라는 점도 모든 연령대에 효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옥스퍼드대는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발 변이에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남아공은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0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직 남아공에서는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보류한 것에 “무모하다”는 지적도 있다.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주관한 샤비르 마디 위트와테르스란트대 의대학장은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국가가 확보한 백신 100만회분을 버리는 건 다소 무모하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 3일 스위스에서 사용 승인이 전면 보류됐다. 이외에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핀란드·폴란드·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면서도 고령자에 대해서는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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