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에 보고할 PPT 1장이 66만원? 3000만원 예산 쓴 보건당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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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와 산하 기관이 발표한 대통령 업무 보고 PPT 내용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와 산하 기관이 발표한 대통령 업무 보고 PPT 내용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보건·방역당국이 지난달 말 대통령 업무 보고 프레젠테이션(PPT) 자료 제작에 3000만원 가까운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나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PPT 한장당 66만원 짜리다.

4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산하 기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방역당국이 대통령 업무 보고 PPT 제작에 투입한 예산은 총 2957만원이다. ‘코로나19 조기극복 및 포용적 일상회복 방안’이라는 제목의 PPT는 총 45장으로 구성됐다. 해당 자료에는 지난 1년 동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 성과와 백신 개발 등 조기 극복 방안이 포함됐다. PPT 한장당 66만원 정도가 쓰인 것이다. 비용은 복지부(1963만5000원), 질병관리청(495만원), 식약처(499만4000원) 등 세개 기관이 나눠 냈다.

조 의원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보고용 자료 작성과 디자인에 수천만 원 혈세를 쓰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비상시국인 만큼 공공 영역에서부터 예산 낭비를 줄여 더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국민 세금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수정비 등이 다 더해진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 3000만원 정도를 지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디자인 기획비와 슬라이드 수정비 등이 다 합쳐진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장당 얼마라는 식의 계산은 맞지 않다”며 “한 달 내내 작업을 해 기간 자체가 길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바뀌어 교체한 슬라이드까지 합치면 100장 정도가 될 만큼 수정 빈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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